[한·중 수교 30주년 이수만 특별 기고] 경계·한계 뛰어넘는 메타버스...韓中 문화협력의 새 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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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수석 프로듀서
입력 2022-08-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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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이 칼럼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수석 프로듀서가 지난 7월 19일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우호포럼에서 ‘한·중 문화융합 산업과 투자협력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한 강연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SM엔터테인먼트 승인을 받아 게재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편집자 주>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저는 SM을 설립한 지 33주년이 됩니다. 그러니까 SM을 설립하고서 3년 후 1992년에 한·중 수교를 맞게 됐죠. 저는 SM을 설립하고 SMP라고 하는 장르를 만들었는데요. SM 퍼포먼스라든가, 또는 SM 팝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것이 지금은 K-팝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2000년, 그러니까 22년 전에 중국에 처음으로 가서 해외 진출을 하게 됩니다. 저는 1997년에 해외 진출을 선언했죠. 1996년에 H.O.T.가 발표를 하고, 우리 강타씨를 리더로 해서 “이제 우리는 준비가 됐으니 해외로 나가겠다“고 선언을 하게 됩니다. 제 방에서 직원 7명과 어마어마한 선언을 한 셈이지요.

그때까지 저는 가수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이돌 가수였다고 할까요. 제가 19살에 데뷔를 했으니까요. 대학교에 합격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 노래를 한 것이 계기가 돼서 가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MC도 했다는 것을 아시지요. 그때까지 제 생각에는 가수를 하면서 ‘우리나라 가수는 왜 세계로 못 나갈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 대국이 되어야 문화가 많이 알려지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제가 가수를 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데뷔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 퍼스트, 컬처 넥스트(Economy first, culture next)'로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지요. 그러면서도 '컬처 퍼스트, 이코노미 넥스트'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우리 문화를 알리고, 우리 문화에 동조하게 하면 우리가 경제 대국이나 강국이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1997년에 해외 진출을 선언한 것이지요. 글로벌 스타가 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탄생한 아티스트가 바로 H.O.T.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해서 2000년 2월에 중국 베이징(北京) 공인(工人)체육관에서 H.O.T.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게 됩니다. 당시 중국 청소년들은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새벽부터 공연장 앞에, 사실은 새벽이 아니라 그 전날부터 하얼빈 같은 지방 도시에서 왔죠. 지금도 추억이 생생합니다만 공인체육관 1만2000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열광을 접한 중국 언론들은 ‘한류(韓流)’라고 전하면서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어요.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2000년이기도 했지만 H.O.T.의 중국 공연이 한류의 기폭제가 되고 또 한류라는 개념이 상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프로듀서를 시작하면서부터 음반·콘텐츠·문화 상품을 수출하는 그런 차원을 넘어서서 다른 국가와 문화를 교류하고 협력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저는 수출 첫째, 그다음에 합작, 그다음에 합자라는 3단계 전략으로 현지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교류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아시아와 그리고 유럽, 그리고 미국과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무브먼트를 창출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국경을 넘어서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음악이었기 때문에 음악과 문화로 연결된 미래의 엔터테인먼트 세상을 꿈꿔왔습니다.

중국과는 현지 회사와 함께 합작도 하고, 중국의 인재를 발굴하고 트레이닝해서 아티스트로 데뷔시키고, 중국 주요 방송사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유수 IT기업, 문화 기업과 함께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진정한 문화 교류인 현지화를 위해 제 독자적인 프로듀싱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컬처 테크놀러지와 중국이 갖고 있는 문화 역량을 결합시키려 했습니다.

중국 젊은이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 웨이비(WAYB)라는 팀도 선보였습니다. 중국에서 활약한 웨이비는 2022년 1월 올해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가 발표한 2021년 중국 그룹 톱10에 들게 됐고, 영광의 3위에 오르는 등 중국 주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멤버들을 잠깐 볼까요. 그 팀 멤버를 보면 슈퍼주니어의 한경을 시작으로 해서 FX의 빅토리아도 있었죠. 특히 우리 엑소의 레이가 아직도 우리와 같이하고 있고요 중국에서는 굉장한 아티스트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 활동 중인 웨이비, 그리고 작년에 NCT가 앨범 1000만장을 파는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옛날에는 1000만장까지 팔았던 비틀스라든가 마이클 잭슨이 있었습니다만 한 해에 1000만장을 파는 기록을 세운 팀이 바로 NCT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NCT는 뭐지? 보아는 알겠는데, 강타도 좀 알겠는데···”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습니다.

디지털로 바뀌었는데도 앨범이 전 세계로 팔리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입니다. 그리고 이제 메타버스 그룹이라고 명명한 에스파가 있습니다. 4명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여덟 명입니다. 에스파의 닝닝이 중국인입니다. 중국 멤버들과 일본, 태국, 미국, 캐나다 등 국적을 초월한 음악과 아티스트가 전 세계 팬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문화를 만드는 기술인 컬처 테크놀로지의 비전 때문입니다.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융합의 비전 때문이라고 저는 주장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웹3.0 시대입니다. 메타버스 세상은 음악처럼 국경을 초월합니다. 경계가 없습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저와 SM이 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인, 우리가 킬러 콘텐츠라고 부르는 그 콘텐츠는 전 세계 K-팝 팬덤과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점점 극대화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시작된 메타버스 세상에 대한 비전이 있습니다. 저의 궁극적인 비전은 메타버스를 통해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인간 고유의 최상위 본성, 즉 창조를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창조의 즐거움을 누리는 세상이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메타버스의 세상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창조를 즐기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플레이 투 크리에이트(play to create·창조를 위한 놀이), 그것은 제가 생각할 때는 이제 메타버스 세상에 있어서 농경 시대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 생태계에서는 많은 석학들이 말씀하시고 또 리더들이 얘기하고 있지만, 저는 저대로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세상, 즉 버추얼(Virtual) 메타버스에는 현실의 세계를 미러링하는 버추얼 메타버스가 굉장히 중요하죠. 여러분도 많이 들으셨겠지만, 서로 다른 나라와 도시와 문화를 교류하면서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공간, 이벤트, 제품, 콘텐츠가 바로 시뮬레이션하듯이 현실에서 만들어진 버추얼의 현실과 똑같은 현실이 있는 그런 버추얼 메타버스인 미러링된 현실에 이제 버추얼적인 것들이 그 안에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마치 시뮬레이션하듯이 새롭게 창조될 것입니다.

세상에 그 창조물들이 만들어지면 이제 그것을 다시 미러링해서 현실 세계의 새로운 창조물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미래여야 할 것입니다. 버추얼 메타버스에서 만들어진 그러한 창조물들이 이제 현실에서도 보여지는 그러한 메타버스를 피지컬(physical) 메타버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버추얼 메타버스가 있는가 하면 미러링된 것을 다시 미러링을 해서 현실세계가 만들어내는 피지컬 메타버스의 세상이 풍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버추얼 메타버스에서 시뮬레이션이 구축된 것처럼 현실 세계에서 구축되는 피지컬 메타버스라고 제가 부르는 그런 세상이 현실에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누가 빨리 구축하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웹1.0 시대에는 한국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더 나아가 세계와 만났습니다. 웹2.0 시대에는 음악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또 서로 함께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 새로운 웹3.0 시대가 왔습니다.

걸그룹 에스파

이미 중국도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내다보면서 산업을 육성하고, 메타버스 산업으로의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산업은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세상을 열며 국가 간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메타버스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이 미래를 아시아와 함께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에스파를 통해서 미래의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2020년 프로듀싱한 최초의 메타버스 그룹 에스파를 통해서 경계를 초월한 미래 엔터테인먼트 세상의 비전을 구체화하여 지금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멤버가 함께 있는 에스파는 현실의 아티스트가 4명, 가상의 아바타가 4명, 이렇게 함께 공존하는 8명이 같이 공존하는 세계관으로 국적을 초월하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고 장르를 융합하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팀이 되었습니다.

아시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미래를 위해서 더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더 발전하는, 세계를 리드하는 아시아 그리고 그 안의 동북아 그리고 한국, 중국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동북아의 일원인 한국, 중국은 정말 중요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중요합니다. 그러한 한·중 관계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가 이제 협력을 할 때입니다. (정리 - 박승준 논설고문) 
 

 







필자 약력 /
▷경복고 ▷서울대 농과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컴퓨터공학 석사 ▷1971년 ‘4월과 5월’로 연예계 데뷔 ▷SM엔터테인먼트 대표, 총괄 프로듀서 ▷KAIST 전산학부 초빙석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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