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진출 잇따르는데… 적자 해외법인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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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2-08-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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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인도네시아선 KB증권 빼곤 적자

  • 잠재력 여전… 베트남에선 대부분 약진

  •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해외 합산 적자

  • 특정 사업에 편중… 증시변동성에 취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이 해외 법인 설립을 통한 영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지난 상반기 적자를 낸 해외 법인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네시아 법인은 KB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해외 법인 합산 반기순손익도 적자로 확인됐다.

25일 각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법인을 두고 있는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해외 법인은 합산 반기순손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키움증권 17억5725만원, 한국투자증권 5억3840만원이었다.

적자를 야기한 주요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상반기 기준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9억6638만원,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8억8979만원 손실을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사에서도 1억1644만원 손실이 발생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손실을 기록하는 고배를 마셨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24억300만원 반기순손실을 기록해 증권사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냈다.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법인의 반기순손실은 8300만원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흑자를 기록한 증권사는 KB증권(22억1706만원)뿐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대규모 손실은 지난 5월 증시 급락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28일 7228.91이었던 IDX 종합주가지수는 5월 13일 6597.99까지 떨어졌다. 보름 새 8.73%(630.92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영역이 다각화돼 있는 국내 법인과 달리 해외 법인은 특정 부문으로 사업이 편중돼 있는 곳이 많다"며 "이로 인해 증시 변동성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실적이 훼손되는 사례가 많다"고 귀띔했다.

인도네시아 외에도 다수 지역에서 적자를 기록한 해외 법인이 속출했다. 먼저 키움증권은 홍콩 법인에서 7억9086만원, NH투자증권은 유럽 법인에서 7억5200만원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과 싱가포르를 제외한 전 지역이 적자로 집계됐다. 지역별 반기순손실 규모는 △미국 11억5164만원 △아메리카 9억3843만원 △아시아 6억2252만원 △유럽 1억4224만원 등이었다.

KB증권은 베트남 디지털 금융 플랫폼 'KB Fina'가 11억7438만원 반기순손실을 기록했고 홍콩(7억2747만원)과 아메리카(5억5182만원) 법인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KB증권 관계자는 "8월 현재 회원 161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KB FINA는 베트남 대표 종합 금융 플랫폼 도약을 노리고 있다"며 "앱 가입자 확보를 위한 홍보와 프로모션 등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면서 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는 대부분 증권사가 약진했다. 각 증권사 베트남 법인 반기순이익은 △KB증권 82억9290만원 △한국투자증권 34억4829만원 △NH투자증권 11억8400만원 △신한금융투자 7억100만원 등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법인은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베트남처럼 향후 대규모 흑자가 발생할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며 "대형사들은 해외 법인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전체 이익 규모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인 만큼 국내 증권사들은 계속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해외 법인 성적표가 가장 좋은 증권사는 KB증권이었다. KB증권 해외 법인 합산 반기순이익은 80억5629만원이었다. 이어 NH투자증권(58억5000만원), 삼성증권(8억292만원), 신한금융투자(4억4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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