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수많은 편견과 싸워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채널의 드라마, 자폐 스펙트럼을 소재로 한 법정극, 여성 주인공의 원톱물 등 여러 이유로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6월 29일 첫 방송 이후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온통 '우영우' 이야기가 가득했고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이해도 전보다 깊어졌다. 시청률 0.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7.6%로 막을 내렸다. 그사이 신생 채널 ENA는 방송계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대중들은 자폐 스펙트럼에 관해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드라마가 던진 화두와 사회적 문제도 다양하게 논의되었다. 모두 '우영우'가 남긴 일이었다.
이 신드롬의 중심에는 배우 박은빈이 있었다. 1996년 아역배우로 데뷔해 26년째 연기 생활 중인 그는 누구보다 신중하고, 진중하게 '우영우'에게 다가갔다. 대중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에게 편견 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박은빈의 오랜 고민과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아주경제는 배우 박은빈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배우 박은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저는 그대로 살고 있는데 확실히 사인 요청이 많아졌어요. 하하하. '남녀노소 많은 분이 봐주셨구나' 실감 나더라고요. 특히 가족이 함께 보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연령층이 보아도 자극적인 면이 적었구나 싶어서요."
앞서 언급한 대로 '우영우'는 시청률 0.95%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회는 17.6%로 막을 내렸다. 박은빈은 매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청률 추이를 보며 "배우로서 살짝 무섭기도 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작품에 심혈을 기울인 것과는 별개로 시청률은 대중의 호응을 따르는 일이니까요. 시청자분들이 얼마나 호응해줄지 미지수라고 생각했어요. 방송이 나간 뒤에는 순전히 대중의 몫이라 생각해서 기대를 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방송 초반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배우로서는 솔직히 무섭기도 했어요. 내부적으로는 신생 채널인 만큼 시청률 3%만 나와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훌쩍 뛰어넘은 데다가 많은 분의 성원이 체감되어서요.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박은빈은 시청자들이 '우영우'를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왜 시청자들이 '우영우'를 사랑하는지 요목조목 짚으며 무거운 마음으로 신중히 작품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분들이나 시청자분들께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꾸짖어주시면서 좋은 의견을 내주신 걸 알고 있어요. 시청자분들이 어떤 점 때문에 '우영우'를 특히 사랑해주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서는 '영우'가 응원하고 싶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영우'가 어떻게 세상을 마주하고, 어떤 과정으로 나아가는지 목격하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요?"
그는 '영우'가 응원받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분들이 이 드라마를 계속 보기 위해서는 제가 '우영우' 역을 잘해 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회 대사처럼 '이상하고, 별나지만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시청자분들을 '영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큰 숙제를 가지고 있었어요."
누구보다 '우영우'를 잘 이해하고, 완벽히 표현해낸 박은빈이지만 작품 선택에 앞서 망설임이 컸다고. "배우로서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대본을 보고 참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배우로서는 굉장히 망설여지더라고요. 작품 선택을 주저하고 있을 때 작가님, 감독님께서 '기다려주겠다'고 하셨고 솔직한 제 심정을 털어놓았어요.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리며 위선적으로 이 역할을 대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죠. 작가님과 감독님께서는 오히려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이 드라마에 꼭 필요한 태도라고 하시더라고요. 누군가 꼭 해야 한다면 제가 나서보자는 용기가 생겼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적 두뇌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를 연기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더욱 엄격하게 살피고 캐릭터를 점검해나갔다.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우영우'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확신을 얻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그는 자칫 '우영우' 캐릭터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고 매 장면에 신중했다.
"'연모'를 마치고 2주 만에 '우영우'에 합류해야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영우'를 고유성이 있는 인물로 만들고 정면돌파를 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실제 자폐인을 모방하거나 레퍼런스로 삼지 않으려 했어요. 가장 먼저 배제한 일이었어요. 그들을 절대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배우로서의 도의적 책임이 있었던 거예요."
'이준호'(강태오 분)와의 러브라인은 어땠을까? 일반 남성과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여성의 로맨스는 자칫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이었지만 박은빈과 강태오는 깊은 고민과 사려 깊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설득해나갔다.
"'사람이 존재하는데 불가능이란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꼭 드라마가 현실 세계에 있는 사례를 통해서만 창작물을 만들어야 하는 법은 없잖아요? 누군가는 이상향이라고 할 수 있고, 누군가는 비현실적인 희망사항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포용할 능력이 있다면 '우영우'가 보여준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고 봤어요."
앞서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오는 2024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2를 방송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폭발적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시즌제에 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박은빈은 '우영우' 시즌2 소식에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시즌2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바가 없어요. 제가 이 작품을 하기까지 여러 고민이 있었던 것처럼, 후속작을 선보이는 데도 그 이상의 결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대에 부응할 만한 후속작을 내놓아야 하니까요. "
엄청난 사랑을 받은 작품이고, 완벽한 결말을 맺은 만큼 지금 그대로 두어도 멋진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솔직한 심정으로 '우영우'는 제 마음속 어딘가에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상태예요. 그런데 그걸 다시 열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라고 하니…. '여기에서 어떻게 더 할 수 있을까?' 크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제 안의 '영우'는 뿌듯함이라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좋은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나아가고 있어요. 그 상상만으로도 참 행복해져요."
'우영우'의 뜨거운 인기를 타고, 박은빈은 데뷔 후 처음으로 팬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진다.
"제가 26년 만에 처음으로 팬 미팅을 하게 되었어요. 오래 기다린 만큼 (팬들과) 하고 싶은 걸 해보려고 여러 아이디어를 내 보고 있어요. '우영우' 끝나고도 바빴던 이유예요. 첫 팬 미팅인 만큼 각별히 준비하고 있으니 팬들이 즐거워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많은 분을 모실 수 있게 하려고 가족석, 초대석도 없이 진행 중이에요. 하하하. 얼른 팬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그러나 지난 6월 29일 첫 방송 이후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온통 '우영우' 이야기가 가득했고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이해도 전보다 깊어졌다. 시청률 0.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해 17.6%로 막을 내렸다. 그사이 신생 채널 ENA는 방송계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대중들은 자폐 스펙트럼에 관해 이해하기 시작했으며, 드라마가 던진 화두와 사회적 문제도 다양하게 논의되었다. 모두 '우영우'가 남긴 일이었다.
이 신드롬의 중심에는 배우 박은빈이 있었다. 1996년 아역배우로 데뷔해 26년째 연기 생활 중인 그는 누구보다 신중하고, 진중하게 '우영우'에게 다가갔다. 대중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에게 편견 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박은빈의 오랜 고민과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아주경제는 배우 박은빈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배우 박은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작품에 심혈을 기울인 것과는 별개로 시청률은 대중의 호응을 따르는 일이니까요. 시청자분들이 얼마나 호응해줄지 미지수라고 생각했어요. 방송이 나간 뒤에는 순전히 대중의 몫이라 생각해서 기대를 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방송 초반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주셔서, 배우로서는 솔직히 무섭기도 했어요. 내부적으로는 신생 채널인 만큼 시청률 3%만 나와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훌쩍 뛰어넘은 데다가 많은 분의 성원이 체감되어서요.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박은빈은 시청자들이 '우영우'를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하게 대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왜 시청자들이 '우영우'를 사랑하는지 요목조목 짚으며 무거운 마음으로 신중히 작품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분들이나 시청자분들께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꾸짖어주시면서 좋은 의견을 내주신 걸 알고 있어요. 시청자분들이 어떤 점 때문에 '우영우'를 특히 사랑해주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서는 '영우'가 응원하고 싶은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영우'가 어떻게 세상을 마주하고, 어떤 과정으로 나아가는지 목격하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요?"
그는 '영우'가 응원받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말했다.
"시청자분들이 이 드라마를 계속 보기 위해서는 제가 '우영우' 역을 잘해 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회 대사처럼 '이상하고, 별나지만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시청자분들을 '영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큰 숙제를 가지고 있었어요."
"대본을 보고 참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배우로서는 굉장히 망설여지더라고요. 작품 선택을 주저하고 있을 때 작가님, 감독님께서 '기다려주겠다'고 하셨고 솔직한 제 심정을 털어놓았어요.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리며 위선적으로 이 역할을 대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죠. 작가님과 감독님께서는 오히려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이 드라마에 꼭 필요한 태도라고 하시더라고요. 누군가 꼭 해야 한다면 제가 나서보자는 용기가 생겼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적 두뇌를 가진 변호사 '우영우'를 연기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더욱 엄격하게 살피고 캐릭터를 점검해나갔다.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우영우'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확신을 얻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그는 자칫 '우영우' 캐릭터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이들의 대표적인 인물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고 매 장면에 신중했다.
"'연모'를 마치고 2주 만에 '우영우'에 합류해야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우영우'를 고유성이 있는 인물로 만들고 정면돌파를 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실제 자폐인을 모방하거나 레퍼런스로 삼지 않으려 했어요. 가장 먼저 배제한 일이었어요. 그들을 절대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배우로서의 도의적 책임이 있었던 거예요."
"'사람이 존재하는데 불가능이란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꼭 드라마가 현실 세계에 있는 사례를 통해서만 창작물을 만들어야 하는 법은 없잖아요? 누군가는 이상향이라고 할 수 있고, 누군가는 비현실적인 희망사항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포용할 능력이 있다면 '우영우'가 보여준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고 봤어요."
앞서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오는 2024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2를 방송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폭발적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시즌제에 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박은빈은 '우영우' 시즌2 소식에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했다.
"시즌2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바가 없어요. 제가 이 작품을 하기까지 여러 고민이 있었던 것처럼, 후속작을 선보이는 데도 그 이상의 결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대에 부응할 만한 후속작을 내놓아야 하니까요. "
"솔직한 심정으로 '우영우'는 제 마음속 어딘가에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상태예요. 그런데 그걸 다시 열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라고 하니…. '여기에서 어떻게 더 할 수 있을까?' 크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제 안의 '영우'는 뿌듯함이라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좋은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나아가고 있어요. 그 상상만으로도 참 행복해져요."
'우영우'의 뜨거운 인기를 타고, 박은빈은 데뷔 후 처음으로 팬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진다.
"제가 26년 만에 처음으로 팬 미팅을 하게 되었어요. 오래 기다린 만큼 (팬들과) 하고 싶은 걸 해보려고 여러 아이디어를 내 보고 있어요. '우영우' 끝나고도 바빴던 이유예요. 첫 팬 미팅인 만큼 각별히 준비하고 있으니 팬들이 즐거워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많은 분을 모실 수 있게 하려고 가족석, 초대석도 없이 진행 중이에요. 하하하. 얼른 팬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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