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한 가운데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다음 수순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이번 쌍용차 인수로 그룹 운명을 짊어졌다는 시각이다. M&A 최악의 공식인 ‘승자의 저주’에 빠지거나 혹은 ‘M&A 귀재’라는 곽 회장의 애칭을 다시 입증할 수 있을지 갈림길에 놓였다는 평가다.
◆ 네 차례 맞이한 주인…씻을 수 없는 상하이차 ‘흑역사’
이번 KG그룹 인수까지 쌍용차가 M&A 시장에서 맞이한 주인은 총 4명이다. 1998년 1월 대우가 쌍용차를 인수한 것이 첫 번째 사례다. 그러나 대우는 이듬해 IMF 외환위기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1년 만에 쌍용차를 내놓게 된다. 쌍용차는 그해 12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워크아웃은 2004년 8월까지 무려 5년이나 이어졌다. 역설적으로 쌍용차는 워크아웃 기간에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2001년 출시한 ‘렉스턴’이 큰 인기를 끌었고, 2003년 선보인 ‘체어맨’ 부분변경 모델인 ‘뉴체어맨’도 판매량에 힘을 보태는 등 흑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2004년 10월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 매각은 불행의 씨앗이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 인수 이후 ‘로디우스’ ‘카이런’ ‘액티언’ 등 신차를 내놨지만 참패의 연속이었다. 특히 상하이차는 쌍용차 기술 유출 의혹부터 인수 시 약속한 재투자 이행 문제 등 각종 논란을 남기고 손을 털었다.
상하이차가 떠난 뒤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쌍용차는 2009년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옥쇄파업 등 지독한 후유증을 앓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됐으나 2015년 출시한 ‘티볼리’가 유일한 성공사례로 남는 등 전략적 부재와 투자 부재가 여전했다는 평가다.
결국 마힌드라그룹도 2019년 쌍용차 투자 포기를 선언했으며, 지난해 11월 국내 중소 전기차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우선협상자 지위를 획득하며 인수를 시도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계약은 자동 파기됐다.
◆인프라 투자도 시급…“승자의 저주 농후한 조건”
2001년 DB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는 국내 M&A 시장에서 대표적인 ‘승자의 저주’로 꼽힌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큰 열망에 거액을 투입해 M&A를 성사시켰지만, 이는 그룹의 뿌리까지 흔들어버리는 패착이 되고 말았다. 자금을 퍼부어도 아남반도체의 상황은 개선될 여지가 없었고, 알짜 계열사인 동부제철까지 시장에 매물로 내놓게 된다.
KG그룹도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안고 있는 처지다. KG그룹은 쌍용차 부채 상환을 위한 최소 인수대금 9000억원대와 향후 쌍용차 운영과 신차 개발에만 수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표면적으로 쌍용차 인수를 위해 구성한 KG컨소시엄의 계열사들은 현금성자산이 미미한 형편이다. 계열사 현금성자산 합계는 3400억원대에 불과하며, KG ETS가 폐기물사업 부문의 분할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합해도 현금성자산은 최대 8400억원대다.
쌍용차 전체 부채는 2조76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향후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부채 덜어내기 수순을 밟아야 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KG그룹의 꾸준한 자금 수혈이 전제조건으로 따라붙는다.
일각에서는 자금 수혈을 위한 방편으로 KG그룹이 빠른 시일 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2018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한국 시장 철수를 두고 정부와 담판을 지은 바 있다. 국내 기간산업 측면에서 자동차산업의 특수성이 막강한 뒷배로 작용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KG그룹은 쌍용차 인수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대규모 자금을 부채 상환에 투입해야만 한다”면서 “특히 완성차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전기차 전용공장 구축과 노후설비 교체 등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판단 하나만으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몰릴 수 있는 승자의 저주가 농후하다”면서 “쌍용차가 외국계 자본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으로 돌아왔고, 한국GM 사례도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사격에 우선적으로 희망을 걸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부지 등 ‘부동산 마법’ 가능성
한편에서는 KG그룹의 ‘부동산 마법’이 자금 마련 묘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앞서 쌍용차는 평택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평택공장 부지의 용도변경을 수면 위에 끌어올렸다. 용도변경이 성사되고 쌍용차 대체 부지를 구하는 일이 순풍을 탄다면,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투입한 초기 자금 9000억원대는 단숨에 회수될 수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장부가는 7000억원대지만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9000억원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KG스틸의 인천공장 부지는 장부가 5000억원대지만 용도변경 가능성이 있다. 인천 지하철 2호선과 인접해 있어 부동산 개발이 이뤄진다면 부지 가치가 급등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부지를 팔아 차익금으로 쌍용차 수혈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 과거 KG케미칼(옛 경기화학)의 부천공장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금자리 부지로 수용돼 1000억원대 차익을 남겼다.
KG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 완성차 산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방면 사업을 보유한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계열사를 통한 원가절감 최소화가 이뤄진다면 적잖은 생산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또한 지난달 출시한 중형 SUV ‘토레스’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계약대수 6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생산목표였던 2만5000대를 일찌감치 초과했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SUV 전기차와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프로젝트명)’, 2024년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모델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양산 물량 증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면 조기 경영정상화가 더욱 가까워진다.
◆ 네 차례 맞이한 주인…씻을 수 없는 상하이차 ‘흑역사’
이번 KG그룹 인수까지 쌍용차가 M&A 시장에서 맞이한 주인은 총 4명이다. 1998년 1월 대우가 쌍용차를 인수한 것이 첫 번째 사례다. 그러나 대우는 이듬해 IMF 외환위기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1년 만에 쌍용차를 내놓게 된다. 쌍용차는 그해 12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워크아웃은 2004년 8월까지 무려 5년이나 이어졌다. 역설적으로 쌍용차는 워크아웃 기간에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2001년 출시한 ‘렉스턴’이 큰 인기를 끌었고, 2003년 선보인 ‘체어맨’ 부분변경 모델인 ‘뉴체어맨’도 판매량에 힘을 보태는 등 흑자를 이어갔다.
상하이차가 떠난 뒤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쌍용차는 2009년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옥쇄파업 등 지독한 후유증을 앓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됐으나 2015년 출시한 ‘티볼리’가 유일한 성공사례로 남는 등 전략적 부재와 투자 부재가 여전했다는 평가다.
결국 마힌드라그룹도 2019년 쌍용차 투자 포기를 선언했으며, 지난해 11월 국내 중소 전기차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우선협상자 지위를 획득하며 인수를 시도했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계약은 자동 파기됐다.
2001년 DB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는 국내 M&A 시장에서 대표적인 ‘승자의 저주’로 꼽힌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큰 열망에 거액을 투입해 M&A를 성사시켰지만, 이는 그룹의 뿌리까지 흔들어버리는 패착이 되고 말았다. 자금을 퍼부어도 아남반도체의 상황은 개선될 여지가 없었고, 알짜 계열사인 동부제철까지 시장에 매물로 내놓게 된다.
KG그룹도 이러한 위험성을 충분히 안고 있는 처지다. KG그룹은 쌍용차 부채 상환을 위한 최소 인수대금 9000억원대와 향후 쌍용차 운영과 신차 개발에만 수조원대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표면적으로 쌍용차 인수를 위해 구성한 KG컨소시엄의 계열사들은 현금성자산이 미미한 형편이다. 계열사 현금성자산 합계는 3400억원대에 불과하며, KG ETS가 폐기물사업 부문의 분할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합해도 현금성자산은 최대 8400억원대다.
쌍용차 전체 부채는 2조76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향후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부채 덜어내기 수순을 밟아야 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KG그룹의 꾸준한 자금 수혈이 전제조건으로 따라붙는다.
일각에서는 자금 수혈을 위한 방편으로 KG그룹이 빠른 시일 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2018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한국 시장 철수를 두고 정부와 담판을 지은 바 있다. 국내 기간산업 측면에서 자동차산업의 특수성이 막강한 뒷배로 작용했음을 보여준 사례다.
업계 한 관계자는 “KG그룹은 쌍용차 인수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대규모 자금을 부채 상환에 투입해야만 한다”면서 “특히 완성차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전기차 전용공장 구축과 노후설비 교체 등 인프라 투자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판단 하나만으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몰릴 수 있는 승자의 저주가 농후하다”면서 “쌍용차가 외국계 자본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으로 돌아왔고, 한국GM 사례도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사격에 우선적으로 희망을 걸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KG그룹의 ‘부동산 마법’이 자금 마련 묘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앞서 쌍용차는 평택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평택공장 부지의 용도변경을 수면 위에 끌어올렸다. 용도변경이 성사되고 쌍용차 대체 부지를 구하는 일이 순풍을 탄다면,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투입한 초기 자금 9000억원대는 단숨에 회수될 수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장부가는 7000억원대지만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9000억원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KG스틸의 인천공장 부지는 장부가 5000억원대지만 용도변경 가능성이 있다. 인천 지하철 2호선과 인접해 있어 부동산 개발이 이뤄진다면 부지 가치가 급등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부지를 팔아 차익금으로 쌍용차 수혈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 과거 KG케미칼(옛 경기화학)의 부천공장 부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금자리 부지로 수용돼 1000억원대 차익을 남겼다.
KG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 완성차 산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방면 사업을 보유한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계열사를 통한 원가절감 최소화가 이뤄진다면 적잖은 생산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또한 지난달 출시한 중형 SUV ‘토레스’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계약대수 6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생산목표였던 2만5000대를 일찌감치 초과했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SUV 전기차와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프로젝트명)’, 2024년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모델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양산 물량 증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면 조기 경영정상화가 더욱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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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금 마련이 다 부동산 투기와 연루되어 있네. 공장을 할 것인가 부동산을 하는 건인가?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 쌍차는 이름부터 바꿔라. 쌍용보다는 좀 건전한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