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은행을 거쳐 송금돼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현상)'을 노린 차익거래 연관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지난 6월 말 거액의 이상 해외 송금 사실을 보고받고 현장 검사에 착수, 각각 13억1000만 달러(1조7000억원)와 20억6000만 달러(2조7000억원) 등 총 33억7000만 달러(4조4900억원)의 문제 거래를 찾아냈다.
이후 추가 검사에서 2000만 달러(260억원)를 적발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만 이상 해외 송금액이 33억9000만 달러(4조5200억원)로 늘었다. 이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금감원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자율 점검에 나섰고 이상 해외 송금을 더 발견, 금감원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보고된 액수까지 합치면 두 은행에서 이뤄진 이상 해외 송금은 34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은행의 이상 해외 송금 총액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부터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현재 IBK기업은행 및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서면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번 이상 해외 송금을 두고,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5월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를 통해 외환거래 미신고 및 증빙서류 확인 의무 위반 사례를 적발, 과징금 4990만979원과 정릉지점 업무 일부를 4개월 정지한 바 있다. 이는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김치 프리미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하나은행에 대한 부문 검사에서 정릉 지점과 관련해 수출입거래를 가장한 가상자산 관련 외화 송금을 적발했다.
혐의 법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와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무역 거래 목적으로 총 425회에 걸쳐 2억5000만 달러(3300억원)를 송금하고,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275회에 걸쳐 2억4000만 달러(3200억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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