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리스크에...은행권 부실대출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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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08-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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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지 상환 거부에…금융권 리스크 전이

  • 농업은행 부동산 부실대출율 2배 이상↑

중국 부동산 부문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되고 있다. [사진=웨이보]

중국 내 심각한 부동산 경기 침체 위기가 올 상반기 중국 은행권 실적 보고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부동산 부문의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0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 국유은행인 농업은행은 반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해 올 상반기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연체액이 12억3000만 위안(약 239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예상했던 것의 두 배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직면한 부동산 업체들이 아파트 공사를 중단하자, 입주민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한 데 따른 결과다. 농업은행은 대출 연체가 발생한 공사 중단 위기 아파트 수를 모두 1112개로 집계했다.

농업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부문의 전체 부실대출 비율도 3.97%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4%에서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쉬한 농업은행 부행장은 "현재 부동산 기업 대출이 압박에 직면했다"며 "과거 빠른 속도로 사업을 불려 부채가 급등한 몇몇 민간 부동산 기업들의 리스크가 터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농업은행의 부동산 부문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동종업계 수준보다 낮다며 통제 가능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농업은행은 자산 기준으로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은행이다. 이런 대형 국유은행조차 부동산 부문 리스크에 심각하게 노출됐다는 점은 다른 은행들의 처지도 비슷하다는 걸 짐작케 한다. 

실제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최악의 경우 중국 전체 주택담보대출액 중 6.4%, 즉 약 2조4000억 위안(약 468조원)이 부실대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중국 우정저축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부동산 부문 부실대출액이 17억9000만 위안으로, 지난해 말에서 82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정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4%에 달한다. 규제 상한선인 32.5%도 웃돌아 그만큼 부동산 부문 리스크에 더 쉽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교통은행도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부문 부실대출 규모가 94억300만 위안으로, 전년 말보다 79% 늘었으며, 같은 기간 자오상은행도 부동산 부문 부실대출이 112억800만 위안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뜩이나 중국 경기 둔화 속 수익성 압박에 직면한 은행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압박 속 중국 은행들은 이윤을 희생해서라도 더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제공해 경기부양에 일조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을 위한 저리 대출을 늘리고 대출금 상환을 연장하면서 은행권 기업 부실대출 리스크가 커졌다. 게다가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해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도 내리면서 은행권 예대마진도 쪼그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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