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금속(Rare Metal)은 철·동·알루미늄 등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보통금속(Common Metal)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자원의 매장량이 희소하고 부존 지역이 일부 국가에 편재돼 있다. 특히, 원석을 확보하더라도 제련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매장량보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희소금속의 가치가 폭등하면서 공급망을 놓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10년 9월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이 대표적이다. 당시 일본이 중국 선원들을 구금하자 중국은 희소금속의 일종인 희토류에 대한 자원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일본 반도체기업의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는 것을 지켜본 세계 각국은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산업 특성을 반영해 희소금속 35종을 선정하고 개발 중이다. 특히 청주에 위치한 A사의 희소금속 제련 원천기술 개발은 정부 지원을 통해 희소금속 공급망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기술로 희소금속 제련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인 방사능 등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친환경·경제적 공정으로 고순도·고품질의 희소금속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사의 기술경쟁력은 세계에서도 주목했고, 호주의 희소금속 채광 및 가공업체인 ASM의 투자를 받는 성과도 거뒀다.
최근 이차전지, 반도체, 기계·항공 산업의 성장과 세계정세의 불안정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의 공급망 안정화가 더 절실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희소금속 관련 기업의 대다수는 단순 임가공 형태의 중소기업으로 신공정 개발을 위한 자체적인 투자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정부는 희소금속 공급망 안정화 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 중이다. ‘희소금속의 공급망 확보-고부가가치화-재자원화’ 라는 전주기 기술혁신을 통해 국가 주력산업의 필수 핵심원료인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궁극적으로는 희소금속과 산업정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여, 강건한 희소금속 산업생태계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봉쇄정책 등 세계는 변동과 불안의 연속이다. 자원을 무기화하는 움직임은 심화할 것이며 공급망 차질 위험 또한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한번 희소금속의 글로벌 공급망 추이와 국내 산업의 취약성을 면밀히 점검해 우리 산업계가 안심할 수 있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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