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조만간 일제 전범기업에 의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직접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30일 박 장관의 몽골 방문을 취재 중인 기자들과 울란바토르 외곽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만나 "피해자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이분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적극적인 자세는 오는 9월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간 최우선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어느 정도 가닥을 잡고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위당국자는 "유엔 총회에 양국 정상이 자연스럽게 참석해서 만날 기회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만약 두 정상이 만나게 된다면 한‧일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세 차례 민‧관협의회를 열어 해법 마련에 나섰지만, 피해자 측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 입장에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며 3차 협의회부터 불참하고 있다.
외교부는 대법원에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윤덕민 주일대사도 대법원 배상 확정 판결과 관련해 "현금화 동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 배상 관련 일본 기업 자산 매각 최종 결론을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금화 절차가 시작되면 한‧일관계도 파국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대법원은 이미 지난 2018년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만큼 매각명령에 대한 판단을 바꿀 가능성을 낮다.
우리 정부는 대법원의 최종 매각 결정이 나와도 현금화를 위해서는 자산가치 평가와 공매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에, 피해자와 일본 정부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해결책 마련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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