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영국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내년에 22%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영국의 생활비 위기가 본격화되며 경기 침체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30일(현지시간) CNBC·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22%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2일 씨티은행이 예측한 인플레이션 상승률인 18.6%보다 높은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완만하게 이뤄지면 영국의 인플레이션 꼭짓점은 1월 14.8%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이달 초 잉글랜드은행(BOE)이 예측한 13.3%보다 높다.
영국의 표준가구 에너지 요금 상한선은 현재 연 1971파운드(약 310만원)에서 10월엔 연 3549파운드(557만원)로 80% 상승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동월 1277파운드와 비교하면 2.8배 높은 금액이다. 전기·가스 등이 민영화로 운영되는 영국에서는 에너지 규제 기관인 오프젬이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규제를 담당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내년 1월께 에너지 요금 상한선이 80%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며 "이 여파로 인플레이션은 22.4%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기관들의 에너지 가격 전망도 암울하다. 시장 조사기관인 콘월 인사이트는 내년 1월 에너지 가격 상한선이 4266유로(약 673만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설팅 회사인 옥실리온은 내년 봄에 6000파운드(약 946만원)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은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며, BOE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심상치 않자 영국 단기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 시장 투자자들이 BOE가 조만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데 베팅한 것이다.
영국 2년물 국채 금리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3%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단기 국채 금리가 한 달에 1.2%포인트나 상승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영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이달에 2.4%에서 3%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는 영국 총리의 유력 후보인 리즈 트러스의 300만 파운드 지원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BOE는 기준 금리 인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영국의 기준금리가 현재 1.75%에서 내년 4.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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