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비야디 '손절'하자...주가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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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8-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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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比亞迪, 002594, SZ/01211.HK) 주가가 31일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에서 곤두박질치고 있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 14년 만에 처음으로 비야디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비야디 주가는 31일 오후 2시14분(현지시간) 기준 중국 본토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7.03% 급락했다. 이날 장 중 한때 8% 이상 미끄러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홍콩 증시에서도 8.44% 폭락장을 연출했다. 이날 시가총액(시총)이 800억 홍콩달러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야디 주가가 급락한 건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야디 지분 매도 소식 때문이다. 비야디는 30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4일 비야디의 H주 지분 133만1000주를 처분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가 이날 보도했다. 주당 가격은 277.1홍콩달러로, 전체 3억6900만 홍콩달러 규모다.

버핏이 비야디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은 14년 만의 처음이다. 앞서 버핏은 비야디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2008년말 총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해 비야디 지분 10%를 확보했었다. 전날(30일) 종가인 주당 263홍콩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버핏은 이번 주식 처분으로 600억 홍콩달러를 현금화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수익률은 약 33배에 달한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야디 지분은 종전의 20.04%에서 19.92%로 줄어들었다.

이는 비야디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에 매도한 것이다. 비야디가 30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과 순익은 모두 상반기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71% 증가한 1506억700만 위안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순익은 35억9500만 위안으로 지난해 한해 순익을 크게 웃돌았다.

사업별로는 자동차 및 배터리 부문의 매출 증가폭이 가장 컸고 전체 매출 기여도도 컸다. 2차전지 및 태양광 사업을 자동차 및 배터리 사업에 편입시킨 덕분이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졌지만 중국 당국의 신에너지차 소비 부양책 덕분에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W자' 형태의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비야디 신차 판매 대수는 7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80% 급증한 5만7000대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사실 버핏의 비야디 지분 매각은 예고됐었다. 지난 7월 11일 홍콩 거래소의 상장주식 결제 시스템(CCASS)에 따르면 비야디의 H주 2억2523만4363주가 이날 씨티은행에 양도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양도된 물량이 버핏이 가지고 있는 비야디의 주식 수와 거의 비슷해, 시장 전문가들은 해당 주식이 버크셔가 보유하던 주식일 거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비야디 관계자는 "홍콩거래소 규정에 따라 지분을 매각한 대주주는 지분 변동 공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아직 공시가 없다"며 버핏의 주식 매각설을 일축했었다.

버핏의 비야디 지분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켈빈 라우 다이와 캐피털 마켓 애널리스트는 비야디의 1년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면서 버핏의 비야디 지분 처분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압력을 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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