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일원화 과정에 속도를 낸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빅테크 공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작업이다. 통합 앱 출시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앱 명칭은 저스트(JUST)나 페이렉트(PAYRECT)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카드 외에 KB금융그룹 내 증권, 보험 등 역량을 총 결합한 ‘슈퍼 앱’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특허청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지난 3월 16일에 ‘저스트’와 ‘페이렉트’ 관련 상표 출원을 각각 6건씩 신청했다.
양 상표 모두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단순히 접근하면 최근 업계에 불고 있는 ‘페이앱’ 일원화 작업 중 하나로 추측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현재 제공 중인 모든 앱을 간편결제 서비스 앱인 ‘KB페이’ 중심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드 앱인 ‘KB국민카드’와 마이데이터 앱 ‘리브메이트’의 주요 기능을 각각 KB페이에 흡수시키는 식이다. 이 경우, 기존에 카드 앱과 페이 앱을 따로 운영하면서 발생했던 불편함을 최소화해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 1월에는 KB페이에 모바일 홈 앱 주요 기능을 통합하기도 했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KB페이’ 외 나머지 앱들은 모두 없어지게 된다. 바로 이 시기에 맞춰 통합 앱 명칭을 저스트 또는 페이렉트로 바꿀 수 있다.
일각에선 그룹 차원의 비은행 계열사를 아우를 ‘슈퍼 앱’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KB국민카드가 양 상표 관련 출원을 신청한 세부 항목은 09류, 16류, 35류, 36류, 38류, 42류 등이다. 이는 앞서 삼성이 금융계열사 통합 앱인 ‘모니모’를 선보일 당시 신청했던 항목과 정확히 겹친다. 즉, 이 상표를 향후 그룹 내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증권을 통합하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니모 상표출원 당시, 이 과정을 담당했던 주체가 삼성카드였던 점도 설득력을 더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B국민카드가 출원한) 해당 상표들은 모두 '모바일 앱' 출시와 관련돼 있다”며 “따라서 이를 위한 '사전 준비' 단계임을 유추할 수 있고, 그룹 차원의 원 앱을 선보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표권 출원 관련 심사에는 통한 6~12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상표를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은 극히 적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2020년 이후 등록한 상표 4개(국카몰·데이터루트·크레딧트리·이지터치)를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사용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카드 측은 “현재까지 계열사 간 앱 통합에 대해 고려되거나 검토한 바는 전혀 없다”며 “출원된 상표 명칭 변경 역시 결정된 바는 없고 선점 차원에서 미리 출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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