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대표단으로 미국을 방문한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31일 워싱턴 DC 인근의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우리의 상황과 기업 입장, 국회 분위기, 한국민들의 정서 등을 잘 전달했고, 미국 측도 사안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안 실장을 비롯해 손웅기 기획재정부 통상현안대책반장, 이미연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등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은 2박 3일간의 방미 기간 동안 미국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재무부, 국무부 등 관련 부처를 방문해 IRA 발효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를 협의했다.
이날 안 실장은 "USTR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 당국자들도 참석했다"며 "백악관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 대표단은 방미 기간 동안 미국 측에 현대차의 북미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까지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배제를 유예하고 보조금 지급 대상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이 협의 창구 개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다행스럽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안 실장은 "미국 측도 법 자체가 입법부 사안이고 통과된 지 얼마 안 되다 보니 분석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빠른 시일내에 전기차 보조금 문제 해소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대표단 파견에 이어 고위급 실무자의 방미를 통해 양국간 전기차 보조금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달 5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며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방미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대표단 방미는 IRA 발효에 따른 영향을 한국이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지 미국 측에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며 "양국 협의 창구 개설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는 안 본부장의 미국 방문 이후인 이달 중순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