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직장인 잡아라"… 스타트업계 '셀프 브랜딩'에 꽂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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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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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는 자사 커뮤니티 내에 분야별 비즈니스 칼럼을 모아둔 ‘인사이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사진=리멤버]

#.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낮에는 중견기업 인사팀 과장으로, 밤에는 작가로 활동한다. 평소 취미인 글쓰기를 발전시켜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서 HR(인적자원 관리) 업무 관련 글을 게재하고 있는 것. 리멤버 커뮤니티 내에서 인지도가 생기며 여기저기서 강연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김씨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본업을 활용해 글을 쓰게 됐다”며 “업계 전문가들이 모인 공간에서 내 글이 도움됐다며 ‘좋아요’나 댓글로 응원을 받을 때, 글이 여기저기 공유될 때 뿌듯함을 느낀다. 우수 글에 대한 상금도 있어 쏠쏠하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브랜드화해 가치를 높이는 ‘셀프 브랜딩(퍼스널 브랜딩)’이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스타트업계가 관련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아성취와 개인성장을 중요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이들이 회사 안팎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HR 관련 기업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퍼스널 브랜딩이란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본업은 물론 사이드 프로젝트, 취미 등 다양한 소재로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각종 플랫폼을 통해 알리는 게 핵심이다.
 
단 과거 퍼스널 브랜딩이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개별적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엔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플랫폼이 구축되는 추세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직장인의 업무 관련 인사이트(혜안)나 경험담, 커리어 노하우, 업계 소식, 관심사 등을 기록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직장인 커리어 플랫폼 리멤버는 올해 초 자사 커뮤니티 내에서 ‘인사이트’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경영‧전략 △정보기술(IT) △커리어‧리더십 △HR △경제 △마케팅‧홍보(PR) 등 분야별 비즈니스 칼럼을 모은 공간이다. 예컨대 ‘대표처럼 고객에게 말하는 법’, ‘ESG 꼭 해야만 할까’, ‘PM(프로젝트 매니저)의 관점과 소프트 스킬’ 등의 제목으로 글을 게재한다. 
 
리멤버는 업무 전문성과 필력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를 선정해 글을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인플루언서로 선정되면 프로필란에 일반 회원들과 차별화되는 배지가 표시된다. 작성한 글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경우 리멤버에서 베스트 글로 선정해 상단에 고정 노출하고, 매주 우수 글을 선정해 시상을 하기도 한다. 리멤버는 기수제로 인플루언서를 선정하는데 현재 총 3기까지 운영하며 350여 명의 직장인이 인플루언서로 활동했다. 
 

퍼블리가 운영하는 커리어리 화면 이미지. [사진=퍼블리]

커리어테크 스타트업 퍼블리가 운영하는 ‘커리어리’도 직장인의 셀프 브랜딩을 돕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커리어리는 IT업계에 재직 중인 2030 직장인에게 특화된 커리어 SNS로, IT 및 스타트업 현직자들이 소통하며 업계에 대한 학습, 자기계발, 커리어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커리어리 ‘마이 브랜딩 페이지’에서 자신이 재직 중인 회사, 직무 등 프로필을 등록하면 누구나 직무 경험이나 업계 동향 등에 대한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또 인상 깊게 읽은 업계 뉴스 등을 큐레이팅하면서 동종 업계 재직자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강연이나 이직을 제안받기도 한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 101’에서도 누구나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활용해 스스로를 브랜딩할 수 있다. ‘15년 차 웹 개발자가 제대로 알려주는 웹 코딩 입문’, ‘YG‧SM 디자이너에게 배우는 엔터테인먼트 디자인과 비주얼디렉팅’ 등 직장인이 현업에서 쌓은 직무 전문성을 강의 형태로 판매한다. 
 
스타트업들이 직장인의 셀프 브랜딩을 돕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는 건 자사 플랫폼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리멤버의 경우 채용 시장에도 직접 진출한 만큼 자사 채용 서비스로 유도하기에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셀프 브랜딩을 할수록 이직의 기회가 높아지고 덩달아 채용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리멤버에서 커뮤니티 운영을 담당하는 윤연희 매니저는 “본업의 경험을 콘텐츠화해 두면 전문성을 표현하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리멤버 커뮤니티는 직무 및 관심사를 중심으로 여러 산업군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이 모여 있어 추후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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