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북상 소식에 자연재해 관련 테마가 급등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급등한 종목들 대부분이 마이너스 이익을 기록하거나 규모가 작아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크게 고평가 됐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에스이는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29.79%)인 1375원 오른 5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삼호개발은 15.97%(670원) 뛴 4865원, 우원개발도 9.85%(520원) 오른 5800원을 기록했다.
코리아에스이의 최근 6거래일간 누적 수익률을 보면 144.49%가 급등했다. 또 우원개발은 27.61%, 삼호개발은 14.88%가 상승했다. 이날 주가가 하락한 자연과환경도 9.49%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자연재해 테마들의 급등은 힌남노의 규모나 위력이 그간 겪어온 태풍에 비해 강력하다는 점에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이에 따른 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예측한 상륙 시점 중심기압은 95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40~50m에 달한다. 2020년 태풍 마이삭의 상륙 당시 957헥토파스칼, 2016년 차바(975헥토파스칼)보다 훨씬 강하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으로 분류된다.
한상은 기상청 총괄예보관은 5일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힌남노는 강풍반경이 400㎞에 달하는 매우 큰 태풍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풍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진로에 따른 폭풍반경을 보면 남부지방은 물론 충청남부와 강원남부 일부 등도 영향권에 있어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힌남노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태풍 및 자연재해와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는 지나칠 정도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가장 눈길이 가는 종목은 주가가 일주일 새 세배 가까이 급등한 코리아에스이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는데 배경으로 리튬사업 진출이 꼽힌다. 이날 유니콘 기업 지피클럽은 리튬 전문기업 리튬인사이트와 협력해 코리아에스이를 리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다며 코리아에스이 구주 281만3637주를 151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0억원을 조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리아에스이는 반기보고서를 통해 영구앵커와 타이케이블, 교량용케이블, PAP옹벽공법, 케이슨들고리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리튬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만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인 25억5500만원 중 PAP 옹벽공사(7억100만원, 27.4%), 교량시공(7억2600만원, 28.4%)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코리아에스이는 올해 반기에만 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으며 우원개발은 반기 누적 영업익이 8억5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최근 주가 급등은 다소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에스이의 경우 사업 진입장벽이 높은 리튬사업에 단순히 투자금을 조달받아 뛰어든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점은 다소 의문”이라며 “현재 공시된 내용 등으로 자세한 내역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한 이벤트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기업의 실적과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급등한 종목은 반드시 급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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