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 ENM 대표는 7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CJ ENM의 가장 큰 목표는 프리미엄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전 세계에 유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회사가 콘텐츠 제작 역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10만명의 케이팝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케이콘 2022 LA' 행사에서 진행됐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CJ ENM은 2020년 초 '스카이댄스 미디어'에 대한 지분 투자와 '엔데버콘텐트(피프스시즌)'를 인수하며 미국 할리우드에서 인지도를 극적으로 높였다. 이어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 개발 업체인 하이퍼리얼에 투자하며 메타버스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또 버라이어티는 CJ ENM이 OTT 계열사 '티빙'에 대한 완전한 통제 대신 네이버·JTBC·KT 등과 협력함으로써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KT의 OTT 서비스 '시즌'과 합병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강호성 대표는 "넷플릭스를 제치고 티빙을 한국 시장 1위 OTT 업체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운 것과 별개로 콘텐츠 외부 판매·유통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외부 콘텐츠 플랫폼도 유통 채널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CJ ENM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CJ ENM도 파라마운트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었다.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한국 시장 출시 대신 티빙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고, 다수의 CJ ENM 프로그램이 파라마운트의 FAST(광고 기반 무료 OTT) 서비스인 '플루토TV'를 통해 북미에 유통되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한국 방송사와 해외 OTT 업체에 공급하기 위한 32개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를 5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김 대표는 "CJ ENM은 멀티 스튜디오 구조를 통해 더 많은 글로벌 프로젝트를 만들고, 글로벌 무대로 확장할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라이어티는 CJ ENM이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점에 편승해 이재현(Jay) CJ 회장과 이미경(Miky) CJ 부회장이 꿈꾸던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CJ ENM을 포함한 CJ 그룹은 지난 30년 동안 국내 영화 산업을 견인하다시피 했다. 강 대표는 "CJ 그룹은 CJ CGV를 통해 멀티플렉스 시장에 진출해 영화를 상영하는 스크린을 일정량 이상으로 확대하고, 여러 투자사가 영화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 이러한 영화관 수익을 콘텐츠 제작 환경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버라이어티 측에 설명했다.
이러한 투자와 높은 1인당 예매율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 한국이 전 세계 4번째로 큰 영화관 시장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CJ ENM은 올드보이, 설국열차, 기생충 등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기생충 이후 CJ ENM의 영화 사업은 성장세가 꺾이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버라이어티는 설명했다.
이에 CJ ENM은 TV·OTT용 콘텐츠 제작과 케이팝 스타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버라이어티는 이러한 CJ ENM의 글로벌 시장 전략의 시초는 이재현 회장이 지난 1995년 드림웍스 스튜디오에 3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에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드림웍스 투자로 시작된 글로벌 시장을 향한 이재현 회장의 경영 전략이 20년에 걸친 노력 끝에 결실을 보았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당시 CJ그룹의 투자를 두고 "글로벌 스탠다드가 무엇인지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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