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에 배터리까지...자동차 업계에 부는 구독경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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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9-1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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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가 구독경제 시대를 앞두고 있다. 테슬라 등 외국기업들이 자동차 내 특정 기능을 구독하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면서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구독경제 추세가 강화되는 이유로 차량 내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들도 소프트웨어를 구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사용자도 블루링크 서비스를 통해 원격제어, 차량관리, 길 안내, 음악 스트리밍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완성차 기업들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 양측의 효용을 증진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있다. 소비자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차의 특정 기능을 취향에 맞게 탄력적으로 이용하고 기업은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매출 증대,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이와 같은 구독 서비스가 보편화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 추세와 맞물려 동영상이나 비디오게임 등으로 확대되면서 더 큰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미래차가 ‘제2의 집’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관련 업계도 이와 같은 방향성을 두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기존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전통적인 자동차·TV 제조사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승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최근 ‘자동차 SW 구독의 시대 도래’ 기고문을 통해 “구독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은 과거보다 많이 낮아지고 있다”며 “차량 소프트웨어 구독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참여자가 시장에 유입돼 자동차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공급사에 매출·수익성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로 시선을 옮기면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구독경제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배터리를 리스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관련 업계에서는 충·방전 반복에 따른 배터리 성능·수명 저하 등의 비용을 배터리 리스업체 등과 공동으로 부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구독경제가 보편화한다면 배터리를 충전하는 개념에서 방전될 때마다 완충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개념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배터리 가격이 제외되면 전기차 자체의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져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배터리 대여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주기적으로 지불해야 하지만 소비자와 기업 모두 다양한 선택지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와 같은 배터리 구독경제는 사용 후 배터리 산업과도 동반 상승(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지정하고 규제를 면제하는 등 배터리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내 소프트웨어,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업계에서 구독경제가 다방면으로 활성화되는 가운데 안전과 관련한 기능이 구독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용자의 안전을 돈으로 거래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 업계의 구독경제 관련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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