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공정위원장 임명 강행할 듯…공정거래법 처리 변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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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9-1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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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명동의안 제출 후 20일 내 협의 실패

  • 공정위, 처벌보다 빠른 피해 구제 강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사실상 불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가 위원장이 되면 앞으로 공정위가 기업 친화적 기조를 바탕으로 공정거래 법규 위반 사건을 처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지난달 24일 제출됐고 청문회는 2일 열렸으나 여야는 이날까지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법에 따라 국회가 인사청문회 처리시한을 넘기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국회에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원장은 국회 동의 없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국회 절차가 지연되면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한기정 후보자가 새 공정위원장으로 임명되면 공정거래 법규 위반 사건 처리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윤 정부는 경제 형벌과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도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없애고 대기업집단과 인수합병(M&A)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 중이다.

공정위는 사건 처리와 관련해 시장 반칙 행위는 엄정하게 제재하되 처벌보다는 빠른 피해 구제에 초점을 두고 민간의 자율적 분쟁 해결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최근 공정위는 불공정한 약관을 운영한 네이버·쿠팡 등 오픈마켓과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앱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는 대신 각 사업자가 약관을 자진 시정하도록 유도했다.

삼성전자에 장기계약을 강제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 심의를 앞두고 있던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측 동의의결 개시 신청도 받아들였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 방안을 제안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이 있지만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 해소·신속한 피해 구제 등 강점도 있어 새 정부에서 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후보자가 조만간 임명되면 폭스바겐그룹·BMW 등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의 배출가스 저감 기술 관련 담합 사건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역지불 합의 사건이 위원장으로서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제재 여부와 수준을 심의·의결하는 첫 사건이 될 수 있다. 두 사건과 관련해 각각 이달 21일과 28일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그 밖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콜 몰아주기, 구글의 경쟁 앱 마켓(원스토어) 사업 활동 방해, 대한변호사협회 로톡 이용 금지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다수 사건에 대한 심의도 앞두고 있다. 세 사건은 공정위 심사관이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대상 기업에 발송했으며 심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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