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방역 고삐에...중추절 연휴 특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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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9-1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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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중국 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음에도 중추절(中秋節·중국의 추석) 연휴 관광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이 고강도 방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中중추절 관광 수요 '부진'...관광매출 2019년의 60.6%에 그쳐
12일 중국 경제 매체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는 지난 10~12일 사흘간 이어진 중추절 연휴 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이 연인원 7340만9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한 것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로는 72.6% 수준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이번 중추절 연휴 관광 매출도 크게 줄었다. 관광 매출은 286억8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했고 2년 전인 2019년 기록한 매출액의 60.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오미크론 변이 상륙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 당국과 각 지방정부가 '현지에서 명절 보내기(就地過節)'를 강력히 권고하면서 명절 분위기가 예년만 못했던 데다 코로나로 단거리 여행을 선호하다 보니 매출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극장가 역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추절 연휴 기간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은 3억70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 위안) 매출액을 소폭 밑돌았다. 이처럼 중추절 극장가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은 관객을 사로잡을 만한 '대작'의 부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객 동원율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제한 조치 등 때문이라고 중국신문망이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소비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약 8000억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발행했지만 현실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상하이시를 포함해 중국 23개 지방정부들이 총 40억 위안(약 7760억원) 재정을 투입해 소비 쿠폰을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이다. 재정이 1위안 풀릴 때마다 3.5위안 신규 소비가 발생하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미미한 것이다.

중국 방역 당국이 내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중추절 연휴 방역을 강화하면서 관광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연휴가 시작된 10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항공기와 열차, 성·직할시·자치구를 벗어나는 시외버스·선박 승객들은 48시간 내 핵산(PCR)검사 음성 증명을 의무화했다. 

중국은 그간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를 통해 세계적인 팬데믹 속에서도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했다고 자평하며 시 주석의 치적으로 삼아왔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20차 당대회를 앞둔 만큼 방역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이고 있다. 하지만 제로코로나에도 중국 내 코로나 확산세는 여전하다. 1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 전국에서 876명(무증상 727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 11일(913명)에 이어 이틀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당대회 앞두고 방역 강화...소비 회복 느려질 것
당대회를 앞두고 방역을 강화하면서 소비 회복은 더욱 느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소비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상하이 봉쇄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다소 증가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실제 중국 7월 소매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5%를 크게 하회했으며 전달(3.1% 증가)보다도 둔화했다. 8월엔 소매판매 증가율이 3.4%로 전달(2.7%)은 웃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중국 8월 소매판매 지표는 오는 16일 발표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최대 소비 대목 중 하나인 국경절 황금연휴(10월 1~7일)에도 내수 진작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방역에 막혀 중국 경제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자 리커창 중국 총리는 각급 정부에 전국적인 총력 대응을 주문하며, 특히 소비 회복 기반의 경제 반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추절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해 "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 패키지와 그 후속 정책을 계속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실수요 부족을 해소해 소비회복을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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