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9월은 이사철 등 분양 성수기로 물량이 많이 나오는 시기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 금리 인상 기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 등으로 ‘흥행’이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로또’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청약 시장 역시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6만289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전체 공급 예정 물량(40만9314가구)의 40%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실적(15만7600가구)보다 약 5000가구 많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7만6321가구(46%), 지방 8만6571가구(54%)다.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 중 약 70%가 경기에서 분양하는 셈이다. 광명시 광명동 ‘광명1R·2R·4R·5R구역 재개발’ 사업과 안양시 호계동 일대 정비사업, 의왕시 내손동 ‘내손다·라구역 재개발’ 사업 등이 경기 지역 분양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분양 실적이 5944가구에 그쳤던 서울에서는 연말까지 총 1만1372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10월에만 6개 단지 6492가구가 집중돼 있어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3구역, 중랑구 중화동 중화1구역,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등 1000가구 넘는 도심 재건축·재개발 단지들도 포함돼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분양가나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는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청약을 서두르기보다는 경기상황과 수급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분양가와 단지별 입지, 지역별 공급량 등의 변수에 따라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전월보다 12.1%(3374가구) 늘었다. 전국적인 미분양 물량이 3만 가구를 웃돈 것은 지난 2020년 5월(3만3894건)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보다 지방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509가구에서 7개월 만에 4529가구로 늘어난 반면, 지방은 같은 기간 1만6201가구에서 2만6755가구로 폭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미분양 물량이 16만 가구까지 늘어났던 것에 비해 현재는 적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서울은 청약 수요가 있으면서도 소형물량,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가 아닌 단지는 분양가가 비싸다는 실수요자의 인식이 있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