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휘발유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식료품, 주거비, 전기료 등 미국 경제 전반에 고물가가 깊게 뿌리 내리면서 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를 날려버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강력한 긴축을 이어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포인트(p)에 달하는 '울트라스텝'을 밟을 것이란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 시간으로 오전 10시 30분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장 0%에서 38%까지 치솟았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가능성은 전장 91%에서 62%로 줄었다.
시장은 연내 금리가 최대 4.5%에 달할 것으로 본다. 전날만 해도 금리가 12월에 3.75~4.0%를 찍을 것이란 기대가 68%로 대세였지만, CPI가 발표된 뒤 4.0~4.25% 가능성이 38.4%, 4.25~4.5% 가능성이 37.6%로 껑충 뛰었다.
8월 CPI가 헤드라인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르며, 전달(8.5%)보다 상승 폭이 줄었는데도 연준이 긴축 고삐를 잡을 것이란 가능성이 커진 것은 휘발유 가격 하락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란 인식 때문이다.
우선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동월보다 6.3% 오르면서 전월(5.9%) 및 예상치(6.1%)를 모두 상회했다. 더구나 8월 휘발유 가격이 전달 대비 10.6% 하락하는 등 에너지(전년 동월비 7월 32.9%→8월 23.85%) 가격은 내려왔지만, 식료품 비용은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인 11.4%(전년비) 올랐고, 전기요금 역시 1981년 이래 최대폭인 15.8%(전년비) 상승했다.
특히 전체 CPI 바스켓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2% 올라, 1990년대 초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CPI는 주거비가 안정되지 않는한 상승폭이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다. 주거비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천명한 연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애머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수석 경제학자인 스테픈 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하락한 휘발유 가격을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는 연준이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티로우 프라이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블레리나 우리치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끈적이고 관성을 지니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이 꽤 강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CPI 수치는 연준이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애초 공급 충격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이 수요 급증에 힘입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바뀌면서, 물가가 억제되고 있다는 희망을 산산조각 냈다는 설명이다. 유례 없는 탄탄한 고용시장과 임금 인상이 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 만큼, 임금 인상-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소속 경제학자인 애나 웡과 앤드류 허스비는 보고서에서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8월 근원 CPI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기대를 지웠다”며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는 동인이 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2023년 상반기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월 CPI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297%에서 3.422%로 급등하는 등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 인덱스는 1.534% 상승하며 2020년 3월 19일 이후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털썩 주저앉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 나스닥 종합 지수는 5.2% 각각 폭락했다.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스텐 슬록은 “그것(CPI)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것이란 점을 말해준다”며 “거시적으로는 아마도 상당한 수요 파괴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기요금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발전소의 경우, 연료비 상승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소비자에 바로 전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6가구 가운데 1가구가 공과금이 연체돼 총 연체금이 16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2019년 말 이후 두 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에너지 요금이 오르는 겨울을 앞둔 만큼, 이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1%포인트(p)에 달하는 '울트라스텝'을 밟을 것이란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우리 시간으로 오전 10시 30분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장 0%에서 38%까지 치솟았다. 반면 0.75%포인트 인상에 대한 가능성은 전장 91%에서 62%로 줄었다.
시장은 연내 금리가 최대 4.5%에 달할 것으로 본다. 전날만 해도 금리가 12월에 3.75~4.0%를 찍을 것이란 기대가 68%로 대세였지만, CPI가 발표된 뒤 4.0~4.25% 가능성이 38.4%, 4.25~4.5% 가능성이 37.6%로 껑충 뛰었다.
우선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 등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동월보다 6.3% 오르면서 전월(5.9%) 및 예상치(6.1%)를 모두 상회했다. 더구나 8월 휘발유 가격이 전달 대비 10.6% 하락하는 등 에너지(전년 동월비 7월 32.9%→8월 23.85%) 가격은 내려왔지만, 식료품 비용은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인 11.4%(전년비) 올랐고, 전기요금 역시 1981년 이래 최대폭인 15.8%(전년비) 상승했다.
특히 전체 CPI 바스켓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2% 올라, 1990년대 초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 CPI는 주거비가 안정되지 않는한 상승폭이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다. 주거비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천명한 연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애머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수석 경제학자인 스테픈 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하락한 휘발유 가격을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는 연준이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티로우 프라이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블레리나 우리치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끈적이고 관성을 지니고 있다"며 "앞으로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이 꽤 강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CPI 수치는 연준이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애초 공급 충격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이 수요 급증에 힘입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바뀌면서, 물가가 억제되고 있다는 희망을 산산조각 냈다는 설명이다. 유례 없는 탄탄한 고용시장과 임금 인상이 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 만큼, 임금 인상-물가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소속 경제학자인 애나 웡과 앤드류 허스비는 보고서에서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8월 근원 CPI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기대를 지웠다”며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는 동인이 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2023년 상반기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월 CPI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297%에서 3.422%로 급등하는 등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 인덱스는 1.534% 상승하며 2020년 3월 19일 이후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털썩 주저앉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 나스닥 종합 지수는 5.2% 각각 폭락했다.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스텐 슬록은 “그것(CPI)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것이란 점을 말해준다”며 “거시적으로는 아마도 상당한 수요 파괴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겨울이 다가오면서 전기요금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발전소의 경우, 연료비 상승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소비자에 바로 전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6가구 가운데 1가구가 공과금이 연체돼 총 연체금이 16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2019년 말 이후 두 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에너지 요금이 오르는 겨울을 앞둔 만큼, 이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