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금리 인상과 에너지 수급차질 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럽의 경우 러시아의 가스중단 장기화 등으로 인해 경기부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돼 그에 따른 여파가 국내에도 물가 상승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은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우 급격한 금리인상이 가장 큰 리스크이며 유럽은 러시아 가스중단과 더불어 전쟁, 이상기온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도 잠재 리스크"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미국과 유럽이 고용 측면에서는 양호하나 물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럽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정책여건 상 미국은 높은 인플레에 대응해 수요를 억제하는 과정에서도 견조한 노동시장과 양호한 가계 재정상황이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유럽은 외생적 공급요인 영향이 큰 데다 국가 간 정책여건도 달라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보다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은이 분석예측모형을 통해 향후 1년 이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추정한 결과 유럽이 32%, 미국이 15%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차를 이용해 경기침체 확률을 추정한 수익률 곡선 모형에서도 단기적으로 유럽의 경기침체 확률이 미국을 상회했다.
한은은 해당 국가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요 및 공급 충격, 글로벌 경제 파급양상 등에 따라 국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차장은 "미국의 경기침체로 대외수요가 위축될 경우 국내 성장 및 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될 수 있다"면서 "반면 유럽발 공급충격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할 경우 국내 성장률 저하와 물가상승률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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