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민원인 5만여명에 등기 대신 문자로 동의 받아...KT-수원시, 공공 DX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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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경기도)=강일용 기자
입력 2022-09-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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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 양방향 문자, 5월 수원시 도입 후 전국 28개 지자체로 확대

  • 수신 안되는 기존 대량 문자발송 단점 해결...공무원-시민 접점 늘어나

  • 카톡 채널과 비교해 앱 설치 강제 안하고 피처폰도 받을 수 있는 게 강점

  • 도입방식 두고 API·구축형 가운데 선택..."저렴하게 구축하도록 지원"

수원시가 보낸 문자에 시민이 답장하고 있다. [사진=KT]

KT가 14일 경기도 수원시청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수원특례시와 협력해 공무원과 시민이 문자 메시지로 실시간 소통하는 '지자체 특화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상용화한 후 약 3개월 만에 전국 28개 지자체에 추가 도입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KT는 자사 공공 디지털 전환(DX) 솔루션이 수원시 도입 사례를 토대로 서울 강동구청, 경북 경주시청 등 전국 지자체로 확대 적용되고 있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방향 문자서비스는 지자체가 행정전화번호로 시민에게 통지서·설문 등의 행정 문서를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면 시민이 메시지 확인 후 별도의 앱 설치나 URL 클릭 없이 간편하게 문자로 회신을 할 수 있는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서비스다.

A2P(App to Person) 형태의 기존 기업·정부용 대량 메시지 발송 서비스는 메시지 발신만 가능하고 수신은 불가능해 일반 문자와 달리 양방향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공무원이 문자를 보낼 때 문자를 받을 수 있는 번호를 따로 표기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다. 받은 문자가 '문자 관리 프로그램(에이전트)'에 바로 전달되지 않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기 힘든 문제도 있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수원시가 지난 3월 KT에 시민에게 대표 번호로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받고 싶다는 요청을 하면서 지자체 특화 양방향 문자서비스 개발이 본격화됐다.

KT는 4월 △PDF-JPG 변환 △맞춤형 메시지 △회신 문자 엑셀화 등 공공에 필요한 기능을 개발하고 5월부터 수원시와 함께 관련 서비스 상용화에 나섰다.

수원시는 도입한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군소음 피해 보상금 통지서 발송(약 5만건)에 사용해서 유용성을 검증한 후 지자체 업무 전반에 확대 적용했다. KT에 따르면 수원시내 240개 부서가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활용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양방향 문자서비스는 PDF 파일을 이미지로 변환해서 문자를 발송하는 기능을 토대로 내용이 다른 행정 문서를 시민들에게 동시에 발송하는 업무에 특화되어 있다. 시민들이 답변한 내용은 엑셀 문서 형태로 자동 정리되어 공무원들이 핵심 민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이밖에 △실시간 민원인 의사 확인 △우편발송비용 절감 △업무 편의성 강화 등에도 초점을 맞췄다.

김동은 수원시 정보통신팀 주무관은 "민원 대응 업무 특성상 시민과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전에는 문자를 보낸 후 시민이 잘 받았는지 확인조차 어려웠다"며 "서비스 도입 후 시민들과 시 공무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졌다. 현재 행정민원팀, 건강관리과, 가정복지과, 다문화정책과, 청소자원과 등 여러 부서에서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준 KT엔터프라이즈 메시징DX사업팀장이 KT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KT에 따르면 6월 1380건에 불과했던 수원시의 문자 수신 건수는 7월 3551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8월에도 3908건으로 증가 추세를 그렸다. 그만큼 공무원들의 소통과 민원 처리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 KT 측의 설명이다. 부서별 수신 건수는 7월 기준 군소음총괄과가 319건으로 가장 많았고 감염병대응팀(312건), 건축안전팀(175건), 드림스타트팀(65건), 하천하수팀(65건), 교통행정팀(51건)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원시 군소음보상팀은 5만2000여명에 달하는 군 공항 소음 피해 민원인과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통해 소통함으로써 최적의 업무 효율을 이끌어냈다. 1건당 2800원의 발송비가 필요한 우체국 등기 대신 1건당 88원인 문자를 활용해 '군소음 피해보상금 통지서'를 전달하고 통지서 수신 동의 여부를 문자로 회신받음으로써 5만여명에게 최종 통지서를 발송할 수 있었다. 

임수정 수원시 군소음보상팀장은 "양방향 문자서비스는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민과도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며 "실제 활용해보니 문자 회신율이 100%에 가까워 보상 업무를 하기 수월했다"고 말했다.

KT는 양방향 문자서비스는 경쟁 서비스인 카카오톡 채널과 비교해 앱 설치가 강제되지 않고 고연령 피처폰 이용자에도 공문을 발송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KT는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과 백화점 등을 양방향 문자서비스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번에 공공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공공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양방향 문자서비스는 API와 구축형 두 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공공기관이 사전에 구축한 문자 관리 프로그램과 API를 연결함으로써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도입할 수도 있고, KT의 SI 파트너사를 통해 양방향 문자서비스에 최적화된 문자 관리 프로그램을 새로 구축함으로써 시스템의 현대화를 꾀할 수도 있다. 

이호준 KT엔터프라이즈 메시징DX사업팀장은 "수원시와 협력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에 꼭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며 "KT엔터프라이즈는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가 높은 구축 비용 없이 양방향 문자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지자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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