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시 반도체 등 韓 산업 타격…사전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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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9-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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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의 대 유럽연합(EU) 가스공급에 대한 전면 중단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주요 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 관련 EU 생산 차질 및 국내 산업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유럽연합(EU)의 생산 감소가 이어질 경우, 국내 산업도 요소수 대란 때처럼 핵심장비와 부품의 수입이 제약을 받으면서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겨울철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산업 가운데서도 특히 EU산 자본재·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조선·반도체·자동차의 경우, EU산 공급이 부족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IMF(국제통화기금) 등의 추산에 따르면 가스공급 중단이 실제로 이뤄지면 향후 1년간 EU(유럽연합)의 경제 성장률은 0.4∼2.6%포인트 떨어지고 산업 측면에서 생산 차질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국내 반도체 주요 기업은 핵심 반도체제조용장비(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세계 유일 생산업체 네덜런드 ASML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조선 기업들도 독일·오스트리아 등으로부터 수입하는 선박 엔진 부품, 자동위치유지장치(DPS) 등을 대체하기 어려운 처지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 1, 2위(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가 모두 유럽에 몰려 있다. 화학과 철강 업종은 가스공급이 줄면 생산원가 부담이 커진다. 화학은 나프타 가격 상승,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 업종은 전기 요금 인상 탓에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또한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에 겨울철 수요 확대가 겹치면, 전기·가스요금의 추가 인상 압력도 키울 것으로 우려됐다.

김남주 한은 조사국 차장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비해 에너지 수급 안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제 영향이 큰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선제적 재고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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