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 인수합병(M&A)이 발생할 때 일반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모자회사 동시 상장의 경우 법적 형태를 불문하고 모회사 주주 보호 장치를 확인해야 한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은 한국 상장기업의 이익이 지배주주에게 주로 귀속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반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배주주가 이익을 독식하는 대표적인 행태로는 부분적 M&A가 지목됐다. 한국의 경우 기업 M&A 과정에서 지배주주 지분에 대해서만 거래가 이뤄지면서 일반주주는 경영권에 대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M&A 과정에서 의무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의 지분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수를 하는 반면 한국의 경우 지배주주 지분만 거래를 하는 부분적 지분 인수가 대부분"이라며 "피인수 기업에 대한 주주보호절차가 전무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 M&A 발생 시 시가에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원칙적으로는 영국식 의무공개매수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물적분할이나 현물출자 등을 통한 자회사 상장도 지배주주의 이익 독점을 확대 재생산 하는 행태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대표적인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사례"라며 "금융당국의 물적분할 규제안 발표 이후 현물출자를 통한 자회사 설립으로 규제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현물출자를 통한 우회 차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법적 형태를 불문하고 일부 사업부를 분할해 추후 별도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 보호장치를 확인 후 상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충실의무를 강화, 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M&A나 물적분할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증거개시제도 도입을 통해 투자자가 회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입증 책임을 회사가 지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강조했다.
그는 또 "M&A시 부여하는 주식매수청구권 기준가격을 시가 기준으로 부여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해외 어느 곳에서도 시가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무조건 대주주의 거래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개인투자자도 엑시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가 기준은 정부가 주주평등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블록딜에 따른 주가 손실을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통상 대주주의 블록딜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블록딜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블록딜 가격은 통상 전일 종가 대비 할인률을 적용해서 결정한다"며 "기업공개(IPO) 보호예수처럼 블록딜 시 일정기간 매도를 제한하거나 차등할인률을 적용해 대주주의 매도차익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