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동성 진단] 원자재 수입 탓 정유·발전·항공 영업익 3조 타격···조선·해운 경기민감업종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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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9-1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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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입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권에서는 원자재 수입 규모가 많지만 완제품 수출이 많지 않은 정유·발전·항공사에서 수익성이 3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장기간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경기가 위축될 경우 경기민감업종인 조선·해운·건설도 위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기업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 비용 부담에 우려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390.9원에 거래를 마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 평균치인 1144.6원 대비 21.52% 높은 수준이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은 지난해 대비 20% 안팎을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많은 국내 대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시 결제통화로 달러화가 80.1% 비중을 기록했다. 결국 미국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시 결제통화로 달러화가 80.1% 비중을 차지했다. 결국 국내 기업이 다른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수출 이익도 늘어나는 상황이면 큰 문제가 없다. 실제 재계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분야 등은 오히려 환율 급등으로 수익성이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원자재 수입이 많지만 제품 대부분을 국내에서 판매해 수출 비중이 낮은 기업이다. 특히 정유·발전·항공운송 분야가 전체 수출액보다 수입 투입액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원자재 수입에서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지만 자연스럽게 판매가를 높이기는 어려운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들 분야에 속한 대기업 9곳은 환율 20% 급등 시 수익성 영향이 합계 3조56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아울러 장기간 고환율이 유지돼 경기가 위축될 경우 경기민감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경기민감업종인 조선·해운·건설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경기 하강 국면에서 수주가 어려워지면 당장 일감이 없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정유·발전·항공 분야 수익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만감업종인 조선·해운·건설도 경기 위축을 대비해 건전성을 충실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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