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도 19조원 '빚투' 버티기… 체력 빠진 코스피 더 큰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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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09-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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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공여 잔고 지난달에 오히려 증가

  • 반등 기대감 '한방' 노린 개미들 늘어

  • 고물가 고환율 등 악재 다시 되풀이

  • 반대매매 등 쏟아지면 하락 기폭제

[자료=금융투자협회]


최근 신용공여 잔액이 평균 19조원대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빠르게 증가했던 ‘빚투(빚을 내서 투자)' 자금 중 일부가 하락장에서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용공여 평균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19조4294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월별 신용공여 평균 잔액을 살펴보면 △1월 23조2531억원 △2월 21조1635억원 △3월 21조5462억원 △4월 22조3407억원 △5월 21조8898억원 △6월 20조2635억원 △7월 18조462억원 △8월 19조2588억원 등이었다.
 
신용공여 평균 잔액은 1월부터 6월까지는 20조원대를 유지하다가 7월 18조원까지 감소했다. 이후 8월부터 다시 서서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신용공여는 투자자가 주식을 매매할 때 증권사에 일정한 보증금 또는 담보를 맡기고 신용을 통해 결제하는 신용거래 서비스를 가리킨다. 종류는 크게 신용거래융자와 신용거래대주로 나뉜다.
 
신용거래융자는 주식을 매수할 때 매수한 주식을 담보로 매수대금을 증권사에서 일부 또는 전부를 현금으로 빌리는 걸 가리킨다. 통상 매수한 주식 가격이 상승하면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활용된다. 신용공여 잔액에서 대부분(90% 이상)을 차지한다.
 
신용거래대주는 증권사에서 빌린 주식으로 매도하고 상환일에 해당 주식 등으로 상환하는 것을 가리키며, 주식을 빌릴 때 담보는 매도한 대금으로 잡힌다. 매도한 주식 가격이 하락해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거래대주를 통해 1만원에 매도한 A주식이 상환일에 9000원으로 내려가면 투자자는 A주식을 증권사에 갚고 시세차익 1000원을 챙기는 것이다.
 
이 같은 신용거래는 증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월별 평균 코스피 지수는 △1월 2865.55 △2월 2724.02 △3월 2698.72 △4월 2703.24 △5월 2628.34 △6월 2474.95 △7월 2362.79 △8월 2479.57 △9월 2406.40 등이다.
 
신용공여 평균 잔액과 비슷하게 연초 이후 6월까지 4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하락했다. 이후 현재까지 7월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고 지난달부터 2400선을 회복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 분위기는 7월에 증시가 바닥을 다진 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며 “지수도 예상과 비슷하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용공여 잔액이 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빚투가 체력이 약해진 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신용공여 평균 잔액은 연초 20조8624억원에서 같은 해 9월 25조343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9월 수준과 비교해보면 약 6조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당시 상승장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거래가 투자자에게 주는 부담이나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반대매매 등으로 인해 신용거래가 증시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사는 고객에게 제공받은 주식(담보)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매매(임의처분)로 강제 처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 있고, 증시도 매물 증가에 따라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에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FOMC 회의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22일 새벽에 발표될 예정이다. 예상대로라면 국내증시가 받게 될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시 흐름을 보면 빚투 규모가 대폭 줄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와 별 차이가 없다”며 “주요국 긴축정책에 따라 연말까지 증시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신용거래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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