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스텝' 가능성에 FOMC 앞두고 달러 더 오른다…파운드는 1985년 이후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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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9-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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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른바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p 인상) 가능성에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강도 높은 긴축 우려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론상 자국 금리 인상은 해당 통화의 강세 요인인 데다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달러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가 이달 들어 110선 부근까지 오르면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로와 엔, 파운드, 위안화 등 다른 주요 통화들은 일제히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이 세 차례 연속으로 0.75%p 인상의 `자이언트스텝’을 택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 번에 금리를 1%포인트를 올리는 사상 초유의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현재 울트라스텝의 가능성을 20% 정도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시켰다.

노무라증권의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덴트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진정될 때까지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8월 CPI는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과제에 상당한 긴급성을 더해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난주 뉴욕 증시가 급락했고 외환시장에서는 `킹달러’의 위력이 거세졌다. 파운드는 달러화 강세에다 영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달러 대비로 1985년 이후 처음 1.14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16%가량 하락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의 경우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는 이른바 `포치’를 연출했다.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지난주 역외 거래에서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이 2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일본은행은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시장에 전달했다. 여기에 유로화는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이 역사적인 0.75%p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지난주 다시 달러 대비 등가(1유로=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전까지는 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스트레티지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겠다는 의지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의 경착륙을 피하고 싶어 한다고 가정할 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분명한 하향세를 보일 때 달러 약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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