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이틀간 신청 건수는 은행들의 당초 예상보다 저조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집계한 첫날 신청(주택금융공사·6대 은행 접수) 건수는 2406건(금액 2386억원)이었다. 금융소비자가 대거 몰릴까봐 주민등록번호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을 다르게 해 신청을 분산시킨 조치가 무색할 정도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민·실소유자가 보유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인기가 시들한 것은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해당 상품은 은행이 평소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가산금리),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금리가 높아지지 않도록 '상한(캡)'을 적용해주는 구조다.
그런데도 가계대출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판매가 매우 부진한 상태다. 7월부터 9월 16일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모두 583건, 872억4900만원어치의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했다. 1년 동안 이뤄진 금리상한형 대출 규모(645건·982억4600만원)는 이 상품의 가입 가능 대상인 5대 은행 전체 변동금리 가계대출 약 522조3000억원(8월말 기준 잔액 696조4500억원×변동금리 비중 75%)의 약 0.02%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특화 상품들의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최저 금리가 연 3.7%인데, 2019년 안심전환대출 당시 2%대 초반 금리와 비교하면 차주 입장에서 혜택으로 느끼긴 힘들기 때문이다. 초저금리 시기였던 2020년 대출을 받은 경우 개인별 가산금리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코픽스 등 지표금리 상승분만 오르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가 3%대 초중반인 경우가 많다.
특히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소득(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 주택가격(시세 4억원 이하) 등의 조건도 까다로워 사실상 수도권에서는 신청 자격을 갖춘 사람을 찾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주가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더 뛸지 상승 폭을 고려하기 힘든 상황이라 대출 금리가 어느 정도 돼야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미래 위험을 고려하는 차주라고 해도 3.7%라는 금리를 굳이 선택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