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방미로 대응책 마련 꾀하는 정부···성과는 '글쎄'
정부는 합동대표단을 꾸리는 등 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 미국과 IRA 내 전기차 세액공제에 관한 실무 협의를 화상으로 열었다. 한국에서는 윤창현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을 비롯해 산업부·기획재정부·외교부 등 관계 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급과 USTR·백악관·상무부·재무부·국무부·에너지부 등 관계 부처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동 외교부 1차관도 지난 15일 IRA에 따른 한국 전기차 차별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우선주의' 관련 법안 성과로 지지율을 높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중간선거가 끝나고, 연말쯤은 돼야 협상에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20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유엔총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순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세일즈 외교, 첨단 산업 공급망 강화, 과학기술과 미래 성장 산업 협력 기반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U·일본 등 관련 국가와 손잡고 대응 방안 마련해야"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관련 국가와 공조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U와 일본은 일찌감치 IRA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RTR) 대표와 통화하면서 IRA가 유럽 전기차 업체를 차별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주미 일본대사관 대변인 역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런 조치가 나온 것을 매우 우려한다. EU를 포함한 다른 파트너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한국 정부는 여러 국가의 공동 대응이 국제 통상 차원에서 IRA 문제점을 부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유사 관련국과 실무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한국, EU, 독일, 일본, 스웨덴 등 유사 관련국은 본국뿐만 아니라 워싱턴 현지 공관에서 수시로 접촉하며 의견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맞불 작전'이 제기된다. 계속된 협상에도 마땅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자 한국 측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수정해서라도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은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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