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장례식에는 수백만명이 운집해 애도를 표했고 정상급 외빈들도 500명가량 참석했다. 영국 대중이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2분간 묵념의 시간을 가졌으며, 장례 행렬은 시내를 행진한 후 윈저성에 도착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윈저성의 남편 곁에 안장됐다.
이날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왕립 해군 군인들이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실린 운구차를 끌고 장례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찰스 3세는 그의 형제인 앤 공주와 앤드류 왕자, 에드워드 왕자와 함께 걸었다.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는 군대 고위급들이 줄지어 늘어선 길을 따라 찰스 3세의 뒤에서 나란히 걸었다.
여왕의 증손인 9살의 조지 왕자와 7살 샬럿 공주는 사원에서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옆에 앉았다.
리즈 트러스 총리와 그의 남편 휴 오리어리는 각료들, 영국의 전 총리들과 함께 사원의 질문석에 앉았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오래 재위한 군주인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는 찰스 3세의 맞은편에 관 가까이에 자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부주석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 외 일본 천황과 황후, 말레이시아 왕과 왕비, 압둘라 2세 왕과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 등 외국 왕족들도 참석했다.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는 사원 장례식에서 “사랑의 봉사를 하는 사람은 모든 계층에서 드물다. 사랑을 실천하는 지도자는 여전히 더 드물다"면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사랑받고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면에 들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장례식에서 데이비드 호일 웨스트민스터 학장은 여왕의 평생 의무감에 경의를 표했다.
호일 학장은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이자 영연방의 수장으로서 수년 동안 높은 부름에 대해 완전히 헌신했다"고 말했다.
사원 장례식이 끝나갈 무렵, 오전 11시 55분에는 음악가들이 ‘라스트 포스트(Last Post)’를 나팔로 연주했으며, 이후 영국 전역이 2분간 묵념에 들어갔다.
이 장례식은 영국 전역과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시청했다.
영국 전역 도시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일부 영화관, 펍 및 기타 장소에서도 장례식을 볼 수 있었다.
수천명의 대중이 사원 주변의 공원에 모여 장례식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운구차에 실린 여왕의 관은 사원을 나서 버킹엄궁을 지나 웰링턴 아치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런던의 대중에게 작별을 고했다. 빅벤은 여왕의 96년 생애를 기려 1분마다 한 번씩 96차례 종을 울렸다.
여왕의 관이 버킹엄 궁전을 지나갈 때 이곳 직원들은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1시 윈저성까지 이동한 여왕의 관은 오후 3시부터 윈저성 앞 넓은 잔디밭 사이로 5㎞ 뻗은 산책로(롱워크)를 따라 성 조지 성당으로 향했다.
사촌과 함께 롱워크에서 날을 샜다는 영국인 빌리 몰로이(27)는 “여왕은 우리에게 70년을 할애했다. 우리는 그에게 14시간을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4시부터는 성 조지 예배당에서 800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 예식이 치러졌다. 여왕은 생전에 이때 백파이프 연주를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요청했다고 버킹엄궁은 전했다.
오후 7시 30분 왕실 일가가 모인 가운데 여왕은 70여 년 해로하고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옆에 묻혔다.
세계 각국에서는 여왕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에서는 전직 총리와 원주민 지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중 분열식과 추모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예포 96발을 쐈다.
다른 영연방국 호주는 이날을 올해만 한시적으로 공휴일로 선포하고, 오전 11시부터 1분간 묵념했다. 프랑스 파리 지하철 측은 샹젤리제 대로를 지나는 ‘조지 5세’역을 이날 하루만 ‘엘리자베스 2세’역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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