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영토 병합 위한 주민투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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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9-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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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찰들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동원령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구금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친러시아파 무장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 지역에서 23일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를 기준으로 러시아 병합을 위한 찬반 주민투표가 시작됐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직접투표는 9월 27일에만 진행되며, 23~26일에는 방문 방식 등으로 투표가 이뤄진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15%에 달하는 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및 자포리자 등 총 4곳의 러시아 점령지에서 주민투표가 진행되며, 투표 결과는 27일 당일 개표된다. 27일 밤이나 28일 새벽께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이다. 
 
투표 결과가 병합 찬성으로 나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 러시아 의회 비준 등을 거쳐 9월 말까지 절차가 완료될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동에서 러시아의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불법으로 병합하기 위한 가짜 투표라고 규탄했다. 과거 2014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할 당시 진행됐던 국민투표에서는 97%가 병합에 찬성한다고 답했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였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 대부분을 탈환하자, 러시아는 부분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새로 편입하기로 한 점령지를 포함해 러시아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전략 핵무기를 포함한 어떤 무기든 쓸 수 있다”며 핵 위협을 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을 비롯해 나토, 유럽연합(EU),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세계 기구들은 이번 주민투표가 가짜라고 비판했다.
 
OSCE는 선거 결과가 우크라이나 법이나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투표가 진행되는 지역들이 러시아 통제 아래에 놓여 있는 등 안전하지 않은 점에 비춰 투표의 법적 효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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