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군 브랜드도 '마피' 속출...'2019~2020년생 아파트'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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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09-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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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경기가 급강하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권 가격이 분양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하 마피)' 매물이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경제 침체 우려, 금리 인상, 집값 하락 등 거시경제 흐름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량 매물에서도 마피·무피가 속출하는 만큼 무주택자가 매수할 타이밍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더플래티넘' 전용 65㎡ 분양권은 최근 14억226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같은 면적 분양가인 14억7260만원보다 5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이 아파트는 쌍용건설이 '오금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단지로 지난 1월 29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왔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3.3㎡(평)당 분양가가 5200만원에 육박했지만 청약경쟁률이 2599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송파구 오금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마피 매물은 사업자금이 급한 집주인 개인 사정 때문으로 알고 있다"면서 "분양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내놓은 것은 처음이지만 이 매물뿐만 아니라 다른 매물들도 분양 당시 붙었던 프리미엄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서도 분양권 가격이 조정기를 겪고 있다. 2020년 1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 7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 가격(21억5390만원)에 비해 1억2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 아파트)' 전용 84㎡도 지난해 4월 29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28억원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들어서는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전용 59㎡ 분양권이 지난 7일 4억1301만원에 거래돼 분양가(4억2300만원대)보다 약 1000만원 떨어졌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전용 84㎡ 분양권은 올 초에만 해도 프리미엄이 6억~7억원대까지 형성됐지만 이달 들어 2억~3억원대로 떨어졌다.
 
대구에서도 '마피' 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동대구역 '더샵센터시티' 전용 84㎡ 고층 매물은 지난 8일 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 5월 분양한 이 단지는 2020~2021년 초반에만 해도 분양권이 7억~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실거래가가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현재 매매 호가는 4억9000만원대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대구 '힐스테이트 감삼'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7일 5억18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19년 5월 분양가(5억3000만~5억9000만원)보다 5000만원 이상 낮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인 2020~2021년에는 같은 면적 분양권 가격이 7억5400만원까지 뛰기도 했지만 현재는 '마피' 상태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 금리 인상, 매물 적체 등이 분양권 가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가격 하락을 방어할 일종의 '안전지대'로 평가받던 우수한 입지, 1군 브랜드, 대단지 등에도 '마피'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량 매물 분양권 가격 하락으로 무주택자로서는 '내 집 마련' 기회가 더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공급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가 반대로 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에 가장 좋은 적기"라며 "무주택자라면 분양권, 청약, 급매 등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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