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권 침해, 선 넘어" vs "수사권 조정에 불과"...헌재서 '검수완박'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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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장한지 기자
입력 2022-09-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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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 측 소송 대리인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헌법재판소 첫 공개변론이 열렸다. 법무부는 국민을 지켜야 하는 검찰의 헌법상 기능을 훼손했다고 주장했고, 국회 측은 수사권 조정에 불과한 것이지 검찰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맞섰다. 이날 공개변론에 직접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법안에 대해 "선을 넘은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헌재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법무부가 국회를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검수완박 법안이라고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 범위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축소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 장관은 먼저 검수완박 법안이 국민을 범죄에서 보호해야 하는 검찰의 헌법상 기능을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위헌적 법안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라고도 했다. 한 장관은 "해당 법률은 검사의 수사·소추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어렵도록 제한해 기본권 보호 기능을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검수완박 입법은 일부 정치인이 범죄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잘못된 입법"이라도 지적했다.
 
법안의 절차적 위헌성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형식적인 표결로 다수의 의사를 강제하는 것이 우리 헌법이 말하는 다수결의 원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 장관은 입법 과정에서 '회기 쪼개기' '기획 탈당' 등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이 사건의 입법 과정은 합리적인 토론 기회를 없애고 이러한 다수결의 원리를 위반함으로써 이 나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을 부끄러울 정도로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을 넘었다.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는 안 된다"며 "멈출 수 있는 곳은 이제 헌법재판소뿐"이라고 꼬집었다. 법무부 측 대리인도 국회의 이 사건 법률개정 행위가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절차 위반, 본회의 무제한 토론 형해화 등으로 헌법상 다수결 원칙과 적법 절차 원칙을 위배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 측은 법안 내용상 위헌성과 관련해 수사권을 축소‧조정한 것에 불과할 뿐 검사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회 측은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헌법상 권한이 아닌 법률상 권한"이라며 "수사 및 공소 제기의 주체, 그 권한의 범위, 절차 등은 입법 정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입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절차상 위헌성에 대해 국회 측은 국회의 자유위임 원칙에 따라 헌법과 국회법 등 절차를 준수했다는 주장이다. 안건조정위원회 구성과 의결, 국회의 회기 결정과 무제한 토론 등이 관련 법에 따라 실시됐고, 이어 제안, 심의 및 표결 과정에서 여야 간 충분한 협의와 숙의를 거쳐 법안이 의결됐다고 반론했다.
 
한편 헌재의 공개변론을 앞두고 법무부와 국회 사이에서는 장외 신경전도 벌어졌다.
 
한 장관은 공개변론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이것이 허용되면 앞으로 이런 방식의 비정상적 입법이 다수당의 '만능 치트키'처럼 쓰일 것"이라며 "헌법 수호자인 헌재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선언해주길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인 장주영 변호사는 "헌법에는 누가 수사하고 기소한다는 규정이 없다"며 "개정 법률에는 시정조치나 재수사, 보완 수사 요구 등 검사의 권한이 다양하게 규정돼 법이 부여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면 국민 피해 발생 우려가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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