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배터리 '총체적 위기'···"IRA 정치협상·국내 공급망 강화 투트랙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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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9-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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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국 중심주의 기반의 공급망 강화를 추구하면서 국내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 위기론이 대두하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주최한 '미 공급망 재편전략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CS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공급망 재편 전략을 마련해 첨단 산업의 내재화와 패권 확보를 추구한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분야에선 중국을 규제하고 있지만 결국 메모리 분야 1위인 한국을 추월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양 위원장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조를 수익성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바꿔야 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주무 부처의 팹리스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겹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과학·기술·산업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국회는 첨단산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주문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선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법(K-칩스법) 국회 통과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장에서 K-칩스법에 담긴 대기업 세액공제율 '6→20%' 상향 조정 내용을 '25%'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정부에 제언하기도 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개회사를 통해 "공급망 전략이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산업 전략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우리 기업이 공급망 관리에 있어 지정학 요소와 국제 정세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대외 정치 협상과 대내 산업 역량 강화를 동시에 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미국의 중국 세부 규제 사항이 제시되지 않은 메모리 반도체 등 분야의 협상을 서두르고, 국내 자동차·차부품 공급망과 해외 자원 확보 역량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는 시각이다.
 
이날 양 위원장이 제시한 9월 세계 반도체 업체 기업가치를 보면 삼성전자가 331조원으로 미국의 엔비디아(495조원), 대만의 TSMC(584조원) 등에 밀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세계 2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113조원)을 3위 BYD(101조원)가 바짝 뒤쫓고 있다.
 
간담회 참가자들은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고, 그 시간을 벌기 위해 미국과 정치 협상을 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규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가운데 우리 기업의 중국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미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IRA 관련) 양 정부 간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미 대중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IRA가 적용된 상황에서 현 미국 수출 물량의 50%를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30만대가량의 국내 차 수출·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미국과 협상해 FTA 체결국가에서 조립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으로 인정받기 위해 독일, 일본 등과 공동 대응을 해야 한다"며 "미국 내 생산공장 가동을 앞당기고, 수출선 다변화와 내수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국내 생산 감소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미 공급망 재편전략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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