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코인에 투자하면 월 15% 수익금을 배당해준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약 230억원을 가로챈 의혹을 받는 코인투자 사기 조직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피해자들이 지난 2020년 8월 해당 조직을 고소한 지 2년여 만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신대경)는 피해자 오모씨 등 309명이 한국ICC(InterCoin Capital) 조모 대표와 ICC 운영진 22명을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유사수신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배당 받아 수사에 들어갔다.
형사4부는 민생경제범죄 전담부로, 유사수신법 위반 사건을 주로 수사한다.
조 대표 등은 코인에 투자하면 원금을 보장하고 월 최대 15% 수익금을 배당해준다며 투자자 300여 명을 속인 뒤, 원금은커녕 투자금 230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 등은 2018년 7월 ICC를 설립하고 가상화폐로 투자를 받아 이익을 낸 후 배당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당시 ICC는 투자자들에게 "국내 코인거래소 상위 10위 이내 가상화폐를 구입해 ICC 계좌로 이체하면 월 5~15% 이익배당을 하고 계약 해지 시에는 원금도 돌려준다"고 투자를 권유했다.
ICC 운영진은 2018년 8월부터 서울·인천·부산 등에 지역본부를 차리고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까지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투자자들은 회원 가입 후 가상화폐를 구입해 ICC 계좌(전자지갑)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그러던 중 이듬해 ICC는 9월 돌연 모든 사이트를 잠그고 계정을 폐쇄했다. "이익배당은 물론 원금 지급 등 업무를 중단함으로써 모든 투자자들이 하루아침에 피해자로 전락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설명이다.
투자 피해자들은 "현재 고소에 참가한 피해자가 300여 명이지만 실제 피해자는 수천 명, 피해액이 수천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고도 말했다.
조 대표 등은 현재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피해자들을 불러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 등을 파악한 뒤 조 대표 등을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투자 피해자들은 2020년 8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고소인 조사도 진행하지 않는 등 2년 동안 수사에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사이 조 대표 등이 FVP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방식의 또 다른 코인 투자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고 피해자들은 밝혔다.
FVP 관련 고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 등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에 FVP 강남 본부를 차려 놓고 역삼, 순천, 부산, 남양주 등 전국 20여 곳에 센터를 설치한 뒤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조 대표를 포함한 ICC 운영진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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