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의 국모가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하는 곳이 교태전이에요. 왕비는 부모가 죽는다 해도 궁궐 밖으로 절대 나갈 수 없어요." (경복궁 투어 전문 가이드 A씨)
아주경제신문이 주최한 '청와대·5대 궁궐 트레킹' 행사가 열린 1일 시민들에게 경복궁의 곳곳을 설명하는 투어 가이드 A씨가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왕비로 산다는 건 생각보다 힘들고 고달픈 삶일 수 있다"며 "부모가 죽는다 해도 거처를 벗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교태전에 시선을 멈췄다.
교태전은 구중궁궐(아홉번 거듭 쌓은 담 안에 자리한 궁궐)에 비유되며 말 그대로 '고립된 곳'이다. 왕비는 교태전에서 왕실의 고유 업무와 내명부를 다스리는 일을 했다. B씨는 "평생 갇혀 살던 왕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답답함이 느껴졌지만 아름다움이 공존하고 있어 오묘했다"고 표현했다.
대구에서 두 아들과 '궁궐 나들이'를 하기 위해 왔다는 박모씨(46세)는 "임금의 처소였던 강녕전은 TV 사극으로 많이 접했는데 교태전은 처음 봤다"며 "조선시대 왕비가 어떤 일을 했고, 어디서 살았는지 교육할 수 있는 기회가 돼 뜻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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