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비축량 관리 법적 근거 마련했지만···수출량 파악도 못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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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10-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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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분대상 제한하는 조치 2월 시행됐지만

  • 주무부처, 반년 지나도록 "신고 없었다"

  • 업계 "가격 급등으로 파는게 더 큰 차익"

  • "정부관리 부실 탓···현행법 보완해야"

지난해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가 2200억원 규모 유출된 원인은 정부의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적 에너지 수급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유출된 LNG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민간 발전사가 LNG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조사조차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설비 점검을 이유로 발전소에 투입해야 하는 LNG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한 현행법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출 급증···주무 부처는 파악도 못 해

도시가스사업법은 LNG 처분 사유를 △직수입자의 시설 사용 불가 △직수입자 폐업·파산 △산업부 장관 판단 등으로 한정하고 이마저도 처분 대상은 국내 사업자로 제한한다. 또 사업자가 이를 처분한 후에는 7일 이내에 산업부에 신고를 해야 한다. 

사실상 민간 사업자가 수입한 LNG를 차익 실현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국외 유출도 예방한 법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구멍이 존재한다. 

‘직수입자의 시설 사용 불가’와 관련한 내용인데 사업자가 발전소 설비 점검, 고장 등을 산업부에 신고하면 이를 위해 구입한 LNG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설비 문제를 정확히 진단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LNG 발전소 가동률은 한 번도 50%를 넘은 적이 없다. 최근 5년 중에서는 44.9%를 가동한 지난해가 최대치다. 항상 절반 가까운 LNG 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일정량 발전을 하도록 지시하기는 하지만 민간 사업자가 설비 문제라고 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발전사들은 처분할 LNG가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법은 LNG 처분 대상을 △가스도매사업자와 교환 △자가소비용직수입자와 교환 △다른 합성천연가스제조사업자와 교환 △선박용천연가스사업자와 교환으로 제한하는데 이 법은 이미 대규모 LNG가 수출된 이후인 올해 2월에야 시행됐다. 

법 시행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행 이후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LNG 수출 현황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선박용 천연가스 사업자나 직수입사업자에게서 수출 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며 “수출 통계가 있는 기관에 문의해 내용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법 시행 이후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LNG 수출입 현황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NG업계 "발전하는 것보다 현물로 파는 게 이득"

에너지업계는 최근 LNG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LNG를 들여와 발전하는 것보다 현물로 판매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지적한다. 일본·한국 LNG 가격지표(JKM)는 2020년 3분기 MMBtu당 2.37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평균 30달러대로 급등했다. 2년 전 계약한 물량을 받아서 시장에 현물로 팔면 단순 계산으로 15배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로 생산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천연가스 가격이 높아 전력 판매가격도 상승하긴 하지만 시장에 내놓는 경우 LNG 설비 가동에 필요한 제반비용을 사용하지 않고도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LNG를 발전에만 사용한 발전사들은 가스가격 고공행진과 무관하게 올해 실적이 좋지 않다. 발전공기업 중 직수입한 천연가스를 일부 사용하는 한국중부발전의 경우 올해 상반기 780억7739만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LNG 발전소 점유율은 줄어들거나 답보 상태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속보를 분석한 결과 전체 발전량은 지난해 상반기 279TWh(테라와트시)에서 291TWh로 4.3% 늘었지만 발전공기업을 제외한 기타 사업자의 복합발전량은 같은 기간 41.8TWh에서 37.9TWh로 오히려 9.3% 줄었다.

이 기간 복합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5%에서 13%로 2%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복합발전이 대부분 LNG로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전력시장에서 민간 발전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실제로 줄어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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