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00억원으로 8월 말(729조8000억원) 대비 30조7000억원,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8조7000억원에서 39조3000억원으로 1.5%(6000억원) 늘어났다. 5대 은행 예·적금이 한달 새 31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9개월 동안 정기예금 증가 규모는 106조원(654조9000억원→760조5000억원)에 달한다. 정기적금 역시 4조2000억원(35조1000억원→39조3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655조1000억원으로 전달 말(659조6000억원) 대비 4조5000억원(-0.7%) 줄었다.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에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돈이 흘러들어간 것이다.
대출 시장에서는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로 대기업들이 은행을 찾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0조원(100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달 말(96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새 3.9%, 3조7000억원 늘었다.
다만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4조4000억원으로 전달 말(59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0.6%(3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기업 대출 증가는 금리 상승 기조 속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조5030억원으로 전달(20조5950억원) 대비 0.4%(920억원) 줄었다. 특히 8월 일반회사채 발행은 1조3355억원(14건)으로, 전월 대비 1조9425억원(-59.3%)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원으로 8월 말(696조4000억원) 대비 1조4000억원(-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507조3000억원에서 508조3000억원으로 1조원(0.2%) 증가하는데 그쳤다. 개인신용대출은 127조6000억원에서 125조5000억원으로 오히려 2조1000억원(-0.6%) 감소했다.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8월 말 133조9000억원에서 9월 말 134조2000억원으로 3000억원(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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