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CCTV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3주년을 기념해 지난주 방송한 8부작 다큐멘터리에서 둥펑 시리즈 미사일을 일제히 소개했다. 영상에는 둥펑(東風·DF)-21D와 DF-26B 탄도미사일, 차세대 DF-41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됐다.
SCMP는 국방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DF-41과 DF-26B 탄도미사일은 미국 항공모함에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DF-41 ICBM은 사거리 1만2000km가 넘는 다수의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이 다큐멘터리 방영의 목적이 전략적 억지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쑹중핑 전 인민해방군 교관은 "인민해방군 로켓군의 전략 무기는 보통 국경절 열병식에 등장하는데 중국이 그러한 대규모 행사는 5년이나 10년에 한 번 개최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선택지로써 영상을 만들어 미국을 향해 '근육'을 과시한 것"이라며 "이는 치열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국에도 딜레마를 안겨주는 상황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에 압박을 가하라고 다른 나라에 선동하는 미국에 미묘한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중국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이 고조된 2020년 수십 차례에 걸쳐 군용기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까지 보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작년부터는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방문 이후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나들면서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명분 삼아 대만해협 중간선 무력화를 포함한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만들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만은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군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으면 반드시 반격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국이 그은 경계선이다. 중국과 대만이 협정 등을 통해 공식 인정한 적은 없지만, 실질적인 경계선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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