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여윳돈이 저축성 예금 등에 몰리는 이른바 '리밸런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 규모는 39조원으로 작년 2분기(24조5000억원)보다 14조5000억원 증가했다. 2분기 자금운용(80조9000억원)및 자금조달(41조9000억원) 격차로 인해 순자금운용 규모가 커진 것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통상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순자금 운용이 대체로 음(-)의 상태(순조달)인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은행은 순자금 운용 확대 배경에 대해 "소비가 거리두기 해제 영향 등으로 증가했으나 이전소득 등 가계소득이 크게 증가하면서 금융자산으로 순운용(자금운용-자금조달)한 규모가 작년에 비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리상승, 안전자산 선호 등의 영향으로 장기저축성예금과 채권 운용이 확대됐으나 주식과 기타예금(증권기관 예치금 등) 운용은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를 넘어섰다. 지난해 2분기 40.5%, 3분기 40.7%, 4분기 41%, 올해 1분기 41.8%에 이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 비중은 작년 2분기 역대 최고 수준이던 21.6%에서 올 2분기 18.5%로 1년 만에 3.1%포인트 하락했다.
비금융기업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순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2분기에는 19조4000억원을 순조달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46조9000억원을 순조달한 것이다. 이는 최근 회사채 시장 자금조달 여건 악화,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취급 강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단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자금운용의 경우 저축성예금 및 직접투자 운용이 확대된 반면 결제성예금 운용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한편 일반정부는 코로나19 대응과 추경 등 적극적 재정집행으로 정부 지출이 늘면서 작년 2분기 순운용(+6조원)에서 순조달로 전환(-15조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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