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우리나라 폭염과 열대야 발생이 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상청은 관련 통계조차 없는 등 대응책이 미비했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30년간(1993년~2022년 8월) 기후 현황'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2022년 사이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발생일은 1993~2002년보다 2543일(39%) 늘고, 2003~2012년보다는 3001일(49%) 증가했다.
대한민국 역대 최악 폭염으로 기록된 1994년을 제외하면 폭염과 열대야 증가폭은 1993~2002년 대비 각각 4402일(59%), 3773일(115%) 급증했다.
이 때문에 한파와 눈 내린 날은 줄었다. 2013~2022년 한파는 1993~2002년보다 906일(77%)이, 2 003~2012년과 비교하면 1840일(62%)이 적었다. 하루 새 5㎝ 이상 눈이 내린 '신적설'도 1993~2002년 대비 35일(81%) 줄었고, 2003~2012년보다는 92일(63%)가 감소했다. 올해 자료엔 한파와 눈 내린 일수가 반영되지 않았다.
폭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대구였다. 지난 30년간 843일에 달했다. 이어 경남 합천(758일), 경남 밀양(724일), 경북 의성(706일), 경북 구미(636일) 순으로 많았다.
열대야는 제주 서귀포에서 30년간 963일 발생하며 전국 최다를 기록했고 제주(961일), 제주 고산(696일), 포항(610일), 제주 성산(552일)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폭염일수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제주 고산(933%)이, 최근 10년 사이엔 제주 성산(358%)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열대야는 20년 전 대비로는 의성(1150%)이, 최근 10년은 충북 보은(1000%)에서 증가 폭이 컸다.
대한민국은 갈수록 더워지고 있지만 이상기후에 대처하는 기상청 준비는 부족했다. 윤건영 의원실에 따르면 기상청은 이상기후 통계 자료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전담 조직도 없었다.
윤건영 의원은 "한반도 기후위기가 매우 빠른 속도로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 실증적 숫자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기상청 조직이나 연구는 변화가 더디다"며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과 예산 운용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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