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미의 여기는 세종] 11월부터 플라스틱 빨대는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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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10-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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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24일부터 일회용 종이컵 등 사용 금지

  • 우산비닐도 금지…일회용물티슈 당분가 허용

플라스틱 빨대가 꽂혀진 커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음 달 24일부터 카페와 식당에서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사용이 금지된다. 비에 젖은 우산을 넣는 우산 비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회용 물티슈는 당분간 더 제공할 수 있다. 애초 내년부터 사용 금지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환경부는 관련 정책 시행을 3년간 미뤄달라는 업계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환경부, 11월부터 사용금지 일회용품 확대


9일 환경부에 따르면 11월 24일부터 카페·식당·제과점 같은 식품접객업소, 집단급식소 안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컵뿐 아니라 일회용 종이컵도 사용할 수 없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와 젓는 막대 역시 마찬가지다.

편의점과 제과점에선 비닐과 부직포 등 일회용 봉투와 쇼핑백을 아예 판매하지 않는다. 지금은 돈을 내면 비닐봉투를 살 수는 있다. 다만 종이로 만든 봉투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와 165㎡ 이상 슈퍼마켓에서만 금지하던 걸 확대한 것이다.


비가 오는 날 건물 앞에 있던 우산 비닐도 사라진다. 다음 달 24일부터 연면적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에서는 우산을 감싸는 일회용 비닐 사용이 전면 금지되서다.

또한 야구장이나 축구장 등 경기장에선 응원봉·응원나팔 같은 플라스틱 응원 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지금까진 일회용 응원 도구를 무료로 나눠주는 것만 못하게 했다.

내달 24일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이 시행돼서다. 개정 시행규칙은 집단급식소·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 종이컵·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대규모 점포의 우산 비닐', 종합소매업의 비닐봉투·쇼핑백, 체육시설 내 일회용 응원용품 등 사용을 금지했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그동안 유예하던 단속도 재개한다. 앞서 4월 1일부터 식당·카페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됐지만, 코로나19 감염 방지와 소상공인 부담 등을 이유로 단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 한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일회용물티슈 사용 금지는 3년 유예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식당 내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는 3년 뒤로 미뤄진다.

환경부는 지난 1월 25일 식당에서 합성수지로 만든 일회용 물티슈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아울러 시행 시기는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공포 후 1년이라고 밝혔다. 식당에서 많이 쓰는 물티슈는 플라스틱을 40~50% 함유한 합성섬유여서 재활용이 어렵고 자연분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예기간을 3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식품접객업소 물티슈 사용 금지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시행) 3년 유예 등 업계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라고 보고했다.

업계에선 플라스틱이 들어가지 않은 물티슈를 개발하고 관련 설비를 마련해 생산하는 데 적어도 3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했던 내년 하반기가 아니라 2025년에야 식당에서 일회용 물티슈가 퇴출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1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시재활용센터에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온 재활용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린워싱·탈플라스틱 역행" 반발도


환경부가 일회용품 퇴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부 정책은 '그린워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린워싱reen Washing)은 반환경적 활동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9년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72.9% 적다는 환경전 과정평가를 근거로 플라스틱 빨대 전면 금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종이 빨대를 태울 때 온실가스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등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폐기 단계에선 플라스틱보다 종이 빨대가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플라스틱 대체기술을 연구하는 기업 로리웨어의 기후정책 책임자인 카루나 라나가 작성한 미국 미시간공과대학 석사 논문을 보면 종이 빨대를 일반폐기물로 배출하면 에너지 수요량과 지구 온난화 잠재력이 플라스틱 빨대보다 컸다.

현재 재활용 선별장에서는 종이 빨대를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분류 중이다. 종이 빨대는 부피가 작고, 음료와 이물질로 오염돼 사실상 재활용이 힘들어서다.

김형동 의원은 "분리 배출하지 않는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와 똑같은 일회용 쓰레기"이라며 "배출 과정 환경영향은 물론 실제 재활용이 원활히 될지 전혀 검증하지 않은 그린워싱 전형"이라고 플라스틱 빨대 금지 정책을 비판했다.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조치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논평에서 "물티슈 90% 이상은 플라스틱으로, 제조·처리 과정에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수백년간 썩지 않고 땅속을 오염시키는 환경 오염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유예·축소한 데에 이어 식당 물티슈 사용 금지 3년 유예를 검토하는 탈환경 정책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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