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인 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 조선대학교 체육관. 안팎에서 베트남 교민들의 축제가 열렸다.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하고 베트남 근로자들이 만나는 '문화축제'다. 올해로 여섯 번째다.
체육관 밖 포장마차 20여 곳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베트남 유학생과 근로자 가족, 다문화 가족들이 삼삼오오 만나 즐겁게 먹고 마시고 왁자지껄했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었고 아장아장 걷는 한 아이 모습을 보고 웃음 꽃을 피웠다.
공식행사가 시작되자 하나 둘 체육관으로 향했고 3층 계단식으로 된 좌석 300여 개를 순식간에 채웠다. 행사에 앞서 펼쳐진 공연에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붉은 색 화려한 차림의 남녀 5명이 한국 가요를 베트남 장고로 연주한 ‘아리랑고고장구’에 이어 한 대학생이 실로폰을 닮은 악기 ‘라짠’으로 베트남 민요를 흥겹게 연주했기 때문이다.
무대 앞자리 귀빈석에는 주한 베트남 대사 부부와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대표단, 광주전남베트남교민회 임원, 베트남해외노동관리사무소, 해외노동센터 관계자들, 조선대 민영돈 총장, 현대삼호중공업과 목포수협,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 이주민관광센터, 한국베트남국제교류협회 관계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윽고 양국 국가가 연주되면서 행사장은 엄숙해졌다. 사회자가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 행사 취지와 연혁을 소개했다.
“두 나라 관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괄적인 동반자 관계가 구축되면서 서로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베트남문화축제는 베트남인들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이제는 많은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함께 참가해 교류하는 행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음식과 문화, 음악을 통해 베트남 문화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기회입니다.”
이어 우엔 벳 팡 광주전남베트남교민회장은 축사에서 “베트남 문화와 이미지, 베트남인들을 한국 등 국제 친구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고 한국-베트남의 긴밀한 우호관계가 바탕이 돼 많은 분들의 지원을 받아 문화축제를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웬 부 둥 주한베트남대사는 “베트남과 한국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앞으로 양국은 이해도를 더욱 높이고 교류 협력 증진에 서로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양국 우정은 정치와 경제, 안보, 문화 분야 뿐 아니라 인민 교류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 빤 홍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 대표단장은 “우리 교민들은 성실함과 노력, 일에 대한 열정으로 회사 측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해 2월 베트남과 한국 정부가 계약해 6057명의 근로자가 한국에 입국해 근무하고 있다. 한국의 사회적 규정과 법률을 잘 지켜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후원자 입장에서 단상에 오른 조선대학교 민경돈 총장은 “한글날에 조선대에서 베트남 교민 축제를 열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면서 “조선대에서는 베트남 유학생이 지금까지 148명이 졸업했고 현재 150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의 정주 여건과 환경을 개선해 학업에 열중할 수 있게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웬 부 둥 대사와 축제 주최측은 현대삼호중공업을 비롯한 후원 기업과 병원, 단체들에게 일일이 감사장을 전달했다.
다시 흥겨운 식후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의 트로트가 베트남에서도 인기라고 했다. 연주자들은 한국 노래와 베트남 음악을 자신들의 악기로 능숙하게 연주했다. 베트남문화축제는 음악으로 시작해 음악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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