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2017년보다 더한 北核 공포에 '전술핵 재배치' 재점화..."한·미‧일 협의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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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
입력 2022-10-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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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노골적인 '전술핵 운영' 위협에 우리도 '핵무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재래식 전력으로는 북한 핵무력을 막기 어렵기에 아예 '상호확증파괴(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전략을 통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핵 위협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대응 체제를 구축해서 잘 대비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尹, 전술핵 재배치 사실상 재검토 시사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는 "대통령으로서 지금 현재 이렇다 저렇다 하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들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낼 생각"이라며 전술핵 재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답변은 사실상 '재배치 검토'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 훈련을 지도하고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적들의 군사적 움직임을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상응한 모든 군사적 대응 조치를 강력히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훈련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보름간 7번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술 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고, 남측 항구와 주요 군사시설 등을 겨냥했음을 적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능력을 과시했다면 최근 잇따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은 한반도 전역과 일본 본토를 타격할 전술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선언한 것으로 분석했다.

◆"北비핵화 불가능"···NATO식 핵 공유까지 거론
 
한설 전 육군군사연구소장은 "더 이상 북한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가 세계 최고 핵 보유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미국 군사력이 더 이상 북한을 억제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핵 전력 보유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자적 핵무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 협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구체적으로 제기된다.
 
핵무기 사용 최종 권한은 미국이 보유하지만 그 결정 과정은 미국과 회원국이 함께 논의하고 실제 투하는 회원국이 맡는 구조다. 핵 사용에 대한 부담을 공유하는 일종의 '핵 운명공동체'를 이루는 방식이다. 북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 일본이 핵 공유 협정을 추진한다면 북한은 물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협정을 추진하기 위해선 우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포기해야 한다. 또 현재 다소 느슨한 한·미·일 군사협력이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할 필요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우려'에 "핵 위협 앞에서 어떠한 우려가 정당화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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