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차 당대회 미리보기] 시진핑 3기 집권 시대 온다...'공동부유' 전면 내세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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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10-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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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건에 따라 우리(중국)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인민의 공동부유 목표를 향해 계속 전진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가 "공동부유는 장기적인 목표이며, 하나의 과정이 필요하고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다"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 마냥 기다릴 수 없으며 서둘러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1월 베이징에서 열린 성부급(省部級·성장 및 장관급) 지도간부 대상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5중전회) 정신 학습·관철 연구·토론회 자리에서다. 각종 불평등을 줄이겠다는 공동부유 개념은 1950년대 마오쩌둥(毛澤東) 때 시작돼 1980년대 덩샤오핑(鄧小平) 때 강조된 후 지난해 시 주석을 통해 전면에 등장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도 중국은 '공동부유'를 집중적으로 논의, 이와 관련해 향후 5년 간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정치국회의는 당 대회의 주요 의제로 '전체 인민 공동부유의 내실 있는 추진'과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적극적 추동' 등이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중국, 20차 당대회서 개혁개방에 공동부유 접목하나
이번 당대회에서 중국이 1978년부터 시행해온 개혁·개방을 '새로운 단계'로 올리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1일 '확정된 중국 정치가 전 세계에 안정을 준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20차 당 대회에 관심을 두는 국제 여론에 강조해야 할 것은 중국의 개혁·개방은 확정된 것이며 20차 당대회에서 개혁·개방은 새로운 단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개혁·개방의 새로운 단계'는 시 주석 최대의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와 밀접한 관련이다. 공동부유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제창한 선부론(先富論·일부가 먼저 부유해진 뒤 이를 확산한다)의 현실적 한계를 넘어 경제 발전의 수혜를 전 국민이 공유하자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개혁·개방 노선을 유지하면서 공동부유를 기치로 삼아 분배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메시지를 당대회에서 내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산당 중앙당교의 한바오장 경제학부 주임도 지난달 28일 공동부유가 당대회에서 핵심 전략 목표로서 더욱 힘을 받을 것이며 당 지도부가 공동부유 추진을 위한 더욱 명확하고 구체화된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 주임은 "중국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격차를 좁히는 데 더욱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중요한 정책 목표이자 전략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 둔화 속 중국 안팎으로 공동부유 정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시 주석이 강조하는 공동부유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진핑표 '공동부유' 구체화되나
공동부유는 본래 공산주의 통치의 기초로, 중국 혁명지도자 마오쩌둥이 처음 제창했다. 하지만 1978년 개혁개방 이래 덩샤오핑은 공동부유를 '단계적 과정'으로 여겼다. 모두가 한꺼번에 평균적인 발전을 이루려고 하면 실질적으론 공동낙후, 공동빈곤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덩샤오핑은 경제 성장을 위해 선부론을 내세웠고 공동부유는 '말뿐인 구호'에 그쳤다. 

이후 공동부유를 다시 수면 위에 올린 건 시 주석이다. 시 주석은 집권 첫해인 2012년부터 공동부유라는 개념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다만 그 빈도는 매년 달랐다. 2012년부터 매년 5~6회였던 공동부유 발언은 둘째 임기(2017년) 시작을 앞둔 2016년 16회로 늘었다. 이후 다시 줄었다가 2019년 6회에서 2020년 30회, 지난해에는 65회로 급증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1월 채택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공산당 중앙의 결의)에 공동부유라는 단어를 5번이나 언급하며 핵심 정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제로코로나' 정책, 세계 경제 둔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중국 경제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공동부유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 12월 민간기업 활동을 위축시킨 공동부유 속도를 조절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커창 총리가 공개한 정부 업무보고에서 공동부유는 단 한 차례 언급되는 데 그쳤고, 관영 매체에서도 공동부유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당국은 다시 공동부유를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8월 중국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에서 "새로운 발전 단계에서 완전하고 정확하게 새로운 발전 이념을 관철하려면 반드시 공동부유 문제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앞서 5월에도 "공동부유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본질적인 요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직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공동부유를 둘러싸고 중국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빈부 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을 키운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공동부유는 날이 갈수록 '공동빈곤'으로 바뀌고 있다"며 "원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도 앞서 지난달 21일 연간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은 현재 이념이 경제를 압도하면서 예전의 매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부를 향해 변덕스러운 정책 변경을 피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의사 결정에서 이념보다는 실용성을 추구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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