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폰트, 경쟁력 있는 K-콘텐츠에 날개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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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2-10-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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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영호 산돌 대표

[사진=산돌]


지난해 세계적 권위의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케이팝(K-pop)’, ‘한국 드라마(K-drama) 등 K콘텐츠의 인기를 반영하는 단어들이 등재됐다. 올해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에미상(Emmys award) 6관왕을 휩쓸며 K콘텐츠의 위상을 입증하기도 했다.
 
K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커져서 전 세계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의 수는 40만명, 한국어 교육 기관 ‘세종학당’의 숫자도 84개국 244곳까지 확대됐다.
 
이렇게 세계가 주목하는 한글의 모양(글꼴)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SW)가 바로 ‘폰트(글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 폰트의 시작과 발전은 디지털 콘텐츠의 확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글 폰트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것은 1980년대다. 당시 국내에는 한글 폰트 제작이 가능한 회사가 없어 일본이 만든 ‘굴림체’를 들여와 쓰고 있었다. 그러다 1984년 산돌의 전신인 ‘산돌 타이포그라픽스’가 자력으로 만든 한글 서체를 개발하면서 다양한 한글 폰트를 함께 선보이기 시작했다. 산돌이 만든 ‘맑은 고딕’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기본 서체로 채택돼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폰트가 ‘콘텐츠’로서 가치를 드러내기 시작한 때는 인터넷이 대중화되던 2000년대 즈음이다. 한창 유행이던 ‘싸이월드’의 경우 폰트를 빼고는 그 감수성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구현한 ‘스타폰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 폰트를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바라보는 인식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2010년대 모바일 시대가 펼쳐지면서 한글 폰트의 활동 무대는 비약적으로 확장됐다.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모바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일상이 됐고 폰트 사용 영역도 크게 확대됐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 눈에 잘 띄면서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폰트 기술도 크게 발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도 폰트 시장의 성장을 가속했다. 국내외를 막론한 비대면 추세는 콘텐츠 분야의 급성장을 가져왔고 폰트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 영역이 커지는 만큼 온라인 콘텐츠 수요는 급격히 늘고 폰트 또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 함께 소비됐다.
 
최근에는 폰트 ‘자체’로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7월부터 iOS 카카오톡에서 OS 서체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산돌의 폰트 플랫폼 산돌구름의 회원 수가 급증했다. 산돌구름에서 내려받은 폰트를 카카오톡에 적용해 쓸 수 있게 되자 8월 앱 다운로드 수는 전월 대비 약 300% 이상 증가했고 9월 산돌구름 모바일 폰트 상품의 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배나 증가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서도 폰트가 지닌 ‘콘텐츠’의 가치는 커지고 있다. 중국 폰트 기업 ‘한이’가 텐센트의 메신저 QQ에 제공한 폰트 서비스는 사용자가 구매한 폰트를 상대방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한이를 중국의 대표 폰트 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이는 지난해 9월 상장에 성공했고 PER(주가수익비율) 45배 수준의 기업가치(6000억원)를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도 폰트는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 요소로서, 또 그 자체가 콘텐츠로 활약하며 우리 일상을 즐겁고 풍요롭게 바꿀 것이다. 산돌은 다양한 폰트 디자인 및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까지 내재화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 50년 후, 더 나아가 100년 후 폰트는 어디까지 변해 있을까. 정확한 모습은 누구도 알 수 없겠지만 그 방향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모두가 창작자가 되는 세상 속에서 폰트의 영역은 디지털 콘텐츠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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