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號,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질주···美 IRA 등 '펑크'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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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10-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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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등

  • 혁신적 추진력 전기차 시장 주도권 선점

  • 로봇·AI 기술 등 접목 사업보폭 확대일로

  • 美 IRA·부진한 中 시장 등 난제 해결해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5월 22일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단숨에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뛰어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추진력이 첫손에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토대가 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는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이던 2018년부터 개발에 들어갔다.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조만간 찾아온다는 확신에 빠른 결단을 내렸다.

정 회장은 지난해 그룹 연구개발본부 개편을 단행하면서 전기차 개발의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기존의 엔진개발센터를 엔진개발실로 축소,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 개발 담당을 전동화 개발 담당으로 바꿨다. 이는 E-GMP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플랫폼 개발로 연결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3월에 발표한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승용 전기차 플랫폼 ‘e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플랫폼 ‘eS’를 도입할 계획이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한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 모델이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정 회장의 눈은 전기차 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약 1조원을 투입해 인수에 나섰다. 인수 과정에서 사재 2400억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로보틱스 사업에 큰 열정을 보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폿'과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향후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로봇 물류와 로봇 이동수단 등 미래차와 접목될 다양한 신사업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와 연계해 그룹 차원에서는 지난 8월 4억24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출자해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사업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에어플러그 인수로 소프트웨어 강화 계획을 밝혔으며, 올해 8월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스타트업인 ‘포티투닷(42dot)’에 4276억원을 투입하며 연이은 인수를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인 ‘SDV’ 비전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입,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에서 만든 모든 차량의 기능은 최신 업데이트가 이뤄질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풀기 어려운 숙제들이 산재하면서 향후 정 회장의 리더십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북미 생산 친환경차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IRA는 다음 달 시행령 발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은 10.6%로 미국 내 수입산 친환경차 점유율 1위다. IRA 난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쾌조의 흐름이 순식간에 꺾일 가능성이 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사태로 촉발된 중국 시장의 고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대차‧기아는 사드 사태 전까지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을 거뜬히 판매했지만, 지금은 당시와 비교할 때 5분의 1도 못 팔고 있다. 판매 부진을 해결하고자 조만간 ‘저가형 전기차’ 투입을 검토하는 등 타개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회장 취임 이후 곧바로 착수할 것으로 보인 순환출자 구조 해소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내 10대 그룹 중 순환출자 고리를 유일하게 끊어내지 못하면서 그룹 지배력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KT와 자사주를 맞교환한 배경에도 순환출자 구조 해소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새로운 계열사를 만든 것도 지배구조 개편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이 밖에 IRA와 같은 미래차 공급망의 대변화로 향후 생산기지의 해외 진출을 놓고 노조를 설득해야 한다. 최근 기아 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평생 신차 30% 할인’을 두고 회사와 마찰을 빚으며 부분 파업 선언과 철회를 반복하는 등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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