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韓, 과거 같은 위기 가능성 '제로'...펀더멘털 견조"

추경호,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양자면담

"충분한 외환보유액·양호한 경상수지 긍정적"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3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총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국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높은 대외 신인도를 감안할 때 과거와 같은 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복합위기를 겪는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일정 중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양자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와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전쟁 등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 등을 공유했다.

추 부총리는 게오르기에바 총재에게 최근 위기 상황 속 한국 경제를 보는 IMF의 시각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낮은 정부부채로 강력한 기초체력을 보유하고 있고 긴축 재정 기조를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충분한 외환보유액, 양호한 경상수지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여건에 맞는 정책 우선순위 선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책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IMF의 거시적인 안목과 조언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 "건전 재정 기조를 추진하면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두텁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추 부총리는 안정적인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와 대외 변동성 완화 노력, 성장잠재력 확충 방안 등을 강조했다.

이날 추 부총리는 한국인의 IMF 채용과 고위직 진출에 대한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인 직원을 위한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추 부총리는 내년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방한도 언급했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내년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디지털화폐 콘퍼런스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일정 중 게오르기에바 총재를 만나 콘퍼런스에 와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