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로 만드는 디지털 필리핀...구현모 KT 대표 "글로벌 진출 역량 강화할 것"

구현모 KT 대표, 필리핀 대통령 만나 국가 전반 디지털 전환 방안 논의

디지코 통해 사업 다각화 노리는 KT...과감한 글로벌 진출로 기회 발굴

지난 10월 14일 필리핀 말라카냥궁에서 구현모 KT 대표(우측)가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함께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KT]

KT가 DIGICO(디지코, 디지털 플랫폼 기업)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기회를 넓힌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8월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한 디지코 기반 글로벌 진출 전략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이다. 

16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14일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대통령을 만나 국가와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DX)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 6월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디지털 필리핀(Digital Philippines)'이라는 범국가적 ICT 비전을 기치로 내세우면서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가 행정 시스템 구축과 함께 국민의 생활 수준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K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삶을 바꾸고 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디지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8월 30일 열린 민영화 20주년 간담회에서 구 대표는 디지코 전략 강화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AI원팀, 클라우드원팀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과감한 해외시장 진출 비전이 KT 미래를 결정할 핵심 요소로 꼽았다. 디지코 분야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제 막 시작된 시장이며, 성장률도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디지털 필리핀' 비전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소개하면서, 필리핀이 보유한 ICT 분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특히 필리핀은 지리적으로 아시아 해저케이블 통신의 요충지가 될 수 있으며, ICT 교육이 뒷받침된다면 세계적인 ICT 인력난을 해소하는 활로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또한 새로운 DX 시스템 도입에 있어 기존 장벽이 낮은 것도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KT가 한국 시장에서 통신 기업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AI, 빅데이터, 미디어 등 역량으로 디지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국내 지자체와 함께 AI 기반 교통, 물류 등 다양한 DX 시스템을 구축해왔다고 소개했다. 한국 기업들이 그간의 성장 노하우를 기반으로 교통과 주택난 등 필리핀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는 지난 2018년 필리핀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필리핀 루손 지역에 약 1570㎞의 광케이블 백본망(기간통신망) 구축을 완료했다. 지난 2021년에는 팔라완 지역의 ICT 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해 진행 중이며, 추가 현지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또한, 통신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베트남 원격의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 동남아 순방 중 베트남 현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대면 원격의료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AI 기반 전문의료서비스 확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베트남 국립암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AI를 활용한 암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올해 4월에는 하노이의과대학과 함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의료 플랫폼 서비스 발굴에도 나섰다.

구 대표는 "디지코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이고 성장률이 매우 높은 분야"라며 "국내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의 진출 기회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