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란] 지하 3층 UPS 배터리에서 화재 추정...비상 대응 시스템이 비상 상황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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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10-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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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 3층 UPS 배터리 랙에서 초기 화재 추정...경찰·소방 정밀 감식 착수

  • 배터리 자연발화 가능성 제기...전국 IDC·전산센터·병원 UPS 점검 필요성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1차 감식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입주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무중단 운영(Service Level Agreement 99.9%)'의 필수로 여겨졌던 'UPS(무정전 전원 장치) 배터리 랙'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빠르면 17일부터 전국 데이터센터, 병원, 관공서 등에 설치된 UPS 배터리 랙에 대한 정부·기업의 일제 점검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VRLA(밸브조절 납축전지)'를 제치고 UPS 배터리 랙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도입에도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UPS실 배터리 랙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기완 분당소방서장은 1차 화재 브리핑에서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진입 당시 배터리 랙 5개가 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16일 오전 10시 45분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소방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화재 현장에 투입되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3일간의 정밀조사와 포렌식에 착수했다. 배터리 또는 랙 주변 전기적인 요인으로 추정되지만, 자연 발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UPS는 외부 사고로 인해 데이터센터 정전이 일어날 경우 배터리에 저장한 전력을 공급해 서버가 멈추는 피해를 막는 비상 전력 공급 장치다. 쉽게 말해 데이터센터를 위한 비상용 배터리 모음이다. UPS로 서버 운영 중단을 막고 이후 비축한 경유로 비상 발전기를 돌려 정전이 일어나도 데이터센터가 정상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네트워크 설계의 기본이다.

문제는 이번 화재처럼 정작 비상 상황을 대비한 UPS에서 화재가 일어날 경우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최근 UPS 배터리 랙은 기존 납축전지 대신 리튬이온을 함께 활용하거나, 배터리 랙 전체를 리튬이온으로 구성하는 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다. 리튬이온은 △UPS 운영 기간(약 10년) 중 1~2번의 교체가 필요한 납축전지와 달리 교체가 필요 없고 △차지하는 공간과 무게가 싱대적으로 적으며  △자가 방전율이 낮고 △무엇보다 실제 정전이 일어날 경우 더 오랜 기간 버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있어 운송과 운영 면에서 조심스러운 취급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만약 이번 합동 감식에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재의 주된 이유로 지목될 경우 그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경우에도 지하 3층에 비상 발전기 운영을 위한 경유 1만5000리터가 함께 보관되어 있어 큰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 다행히 SK㈜ C&C가 구축한 화재 진압 시설이 초기 진화를 실시해 소방당국이 도착해 화재를 완전 진압하고 26명의 근무 인원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업계에선 대부분의 데이터센터, 은행 전산센터, 병원 등이 비상 상황을 대비한 UPS를 운영 중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전국에 설치된 UPS 배터리 랙 안정성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일정 규모 이상의 데이터센터와 은행 전산센터는 집적정보 통신시설 보호지침과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UPS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다. 병원은 의무화 대상은 아니지만, 정전 시 응급 수술 등을 위해 대부분의 상급 병원이 UPS를 운영 중이다.

김완종 SK㈜ C&C 클라우드 부문장은 "판교 데이터센터는 관련 안전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올해 5월 소방시설 종합점검으로 필요한 소방기능 작동 여부를 점검했고, 이번 화재에서도 경보 울림과 함께 자체 소화설비가 작동했다. 이러한 초기 대응과 전문 소방인력에 대한 협력으로 인적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불이 날 수 있는 상황까지 가정하는 극단적 상황은 처음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관계부처와 함께 보완할 수 있는 기술적 대응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하 3층에서 불이 났는데) 전체 서버실 전원을 차단한 이유는 화재를 진압하려면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안전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뿐만 아니라 IBM의 국내 리전 클라우드 서비스와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그랜드 워커힐 호텔 등 SK 그룹사 홈페이지도 함께 장애를 일으켰다. 다만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어 아무런 장애도 일어나지 않았다.

김 부문장은 "고객사 서비스 복구가 거의 이뤄진 상태다. 월요일 출근 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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